박홍근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이 25일 공식 취임하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지난 1월 출범한 기획예산처의 첫 수장으로서 중장기 국가발전 전략 수립과 재정 혁신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이날 유튜브로 취임식을 진행한 박 장관은 “대한민국 백년대계를 설계하고 나라 살림을 총괄하는 초대 장관의 중책을 맡아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며 “멀리 내다보고 전략적으로 자원을 배분해 국가 전체 이익을 창출하는 ‘진정한 컨트롤타워’가 기획예산처의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장관으로서 임명된 기쁨보다 어깨가 무겁다”며 “한국이 안고 있는 숙제를 생각하면 어떻게 풀어낼지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 미래 비전 제시 ▲지속가능한 적극 재정 구축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 창출 등 세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재정은 곳간에 쌓아두는 재보가 아니라 경제 곳곳에 온기를 전하는 살아있는 에너지”라며 “민생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재정 운용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재정개혁 2.0’을 과감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기획예산처의 역할에 대해서는 “나라의 ‘곳간지기’를 넘어서 대전환기를 맞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리는 설계자이고 국가의 대도약, 대전환을 이끄는 컨트롤 타워”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네덜란드의 ‘델타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장기 전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척박한 갯벌 위에서도 세계 경제 강국으로 도약한 배경에는 백 년 뒤 해수면 상승까지 내다본 치밀한 설계가 있었다”며 “기획예산처 역시 대한민국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국가 미래 전략의 큰 물줄기를 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짙은 구름 뒤에는 반드시 푸른 하늘이 있다는 ‘운외창천’의 자세로, 우리가 그리는 원대한 미래는 결코 닿지 못할 신기루가 아니다. 우리가 반드시 도달해야 할 이정표”라고 덧붙였다.
취임 직후 박 장관이 맞닥뜨린 최대 현안은 약 2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다. 정부는 다음 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4월 10일까지 신속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추경은 유가 상승과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해 ▲유류비·물류비 부담 완화 ▲ 서민·소상공인·농어민 등 민생 안정 ▲수출기업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춰 편성된다. 재원은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지역화폐 형태의 지원을 통해 유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고, 지방 지원을 확대해 지역 간 격차 해소도 도모할 예정이다. 아울러 청년 고용난 완화를 위한 재정 지원도 함께 추진된다.
한편 기획예산처는 연내 중장기 국가발전 전략을 수립해 인공지능(AI) 중심 산업 전환, 인구구조 변화, 기후 위기, 지방 소멸, 양극화 등 구조적 과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재정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도 본격화한다. 전날 국무회의에는 재량지출 15%, 의무지출 10% 절감과 전체 사업의 약 10%를 정비하는 내용을 담은 2027년도 예산 지침이 보고됐다. 박 장관은 경기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한 적극 재정과 함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구조 개혁을 병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