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사태로 급등한 국내 유가를 억제하기 위해 27일부터 2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한다. 산업통상부는 26일 보통휘발유는 리터(ℓ)당 1934원, 자동차용 경유는 1923원, 등유는 1530원으로 2차 최고가격을 설정해 다음 달 9일까지 적용한다고 밝혔다. 선박용 경유도 이번부터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것은 1997년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미국과 이란 전쟁 이후 국제유가와 국내 기름값이 급등하자 지난 13일부터 1차 최고가격제를 도입한 데 이어 2차 가격을 다시 정했다. 이번 2차 최고가격은 1차보다 휘발유, 경유, 등유 모두 210원씩 오른 수준이다.
정부는 1차 최고가격 적용 기간 중 상승한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을 반영해 2차 가격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현물가격은 2월 말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배럴당 80달러, 90달러 안팎이었으나 3월 20일 기준 휘발유 151달러, 경유 223달러로 급등했다.
다만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을 확대해 소비자 부담을 일부 낮췄다. 휘발유는 인하율을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 높였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ℓ당 65원, 경유는 87원 인하 효과가 반영됐다.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없었을 경우와 비교하면 주유소 판매가격 기준으로 휘발유는 약 200원, 경유와 등유는 약 500원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과도한 가격 인상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전국 1만여개 주유소 가격을 매일 점검하고, 1차 최고가격제 기간에 확보한 재고를 보유하고도 27일이나 28일 곧바로 가격을 올리는 주유소는 중점 단속하기로 했다. 과도한 인상 사례는 리스트로 작성해 공표할 예정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