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A 계좌 똘똘한 활용법] 양도세 100% 면제…서학개미의 변심은 무죄

코스피가 전 거래일(5450.33)보다 44.45포인트(0.82%) 오른 5494.78에 마감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5450.33)보다 44.45포인트(0.82%) 오른 5494.78에 마감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미국 기술주에 투자해 3000만원의 수익을 올린 직장인 A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수익은 기쁘지만 내년 5월에 내야 할 약 605만원의 해외주식 양도소득세가 아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가 이 매도 대금을 ‘국내시장복귀계좌(RIA)’에 넣고 국내 주식을 샀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양도세를 최대 100% 공제받아 600만원 이상의 현금을 즉시 지킬 수 있다. 소위 세금으로 국산차 옵션 하나를 바꾸는 셈이다. 

 

#또 다른 투자자 B씨 역시 RIA 계좌 덕분에 자산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B씨는 지난해 말부터 보유하던 미국 배당주를 정리해 1000만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일반 계좌였다면 약 165만원의 세금을 떼고 남은 돈으로 재투자를 고민해야 했겠지만, RIA 계좌를 활용하면서 세금 부담 없이 수익금 1000만원 전액으로 국내 우량주 매수에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재투자 원금 자체가 늘어나니 향후 기대 수익의 복리 효과도 한층 커졌다.

 

이처럼 해외 증시로 떠났던 투자자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당근책인 RIA 계좌가 출시 10여일 만에 9만좌를 돌파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누적 잔고만 벌써 48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해외로 쏠렸던 자금 흐름이 국내로 유턴하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사랑은 최근 눈에 띄게 식고 있다. 지난 1월 50억달러에 육박했던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 들어 16억9000만달러까지 쪼그라들었고, 보관 금액 역시 하락세다. 미국 증시의 고점 부담과 더불어 RIA 계좌가 제공하는 파격적인 절세 혜택이 투자자들의 발길을 국내로 되돌리고 있는 것이다.

 

RIA 계좌는 단순히 개인의 절세를 돕는 도구가 아닌 정부가 발표한 ‘외환안정 세제 3종 세트’의 핵심이다. 특히 최근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출렁인 원·달러 환율을 방어하는 구원 투수 역할을 맡고 있다. 즉 해외 자산을 팔고 국내로 자금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달러 공급이 늘어나 환율 안정에 기여하고, 이 자금이 다시 국내 증시로 유입돼 시장 체력을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이미 국회는 지난달 3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하며 정책적 뒷받침을 마쳤다. 금융권은 “해외 투자금의 국내 환류는 외환 수급 개선에 즉각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완화되면 복귀 수요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혜택만큼 요건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RIA 계좌는 납입 한도 5000만원 내에서 운용되며, 지난해 12월 23일 이전에 보유했던 해외 주식을 판 자금으로 1년간 국내 시장에 투자해야 한다는 명확한 요건이 있다. 매도 시점과 재투자 기간을 지키지 못하면 혜택이 사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투자 지원금부터 수수료 우대까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고객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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