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유류할증료가 급등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 장거리 노선 항공권 부담이 커지자 일부 여행 수요가 국내 호텔·리조트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26일 여행·숙박 플랫폼 여기어때에 따르면 이달 1~23일 해외 숙소 예약 건수는 지난 2월의 75%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해외 숙소 예약이 2월 대비 82%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감소 폭이 더 커졌다.
반면 국내 숙소 예약 건수는 2월 대비 107%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율인 103%를 웃도는 수준이다. 유류할증료 부담이 해외여행 심리를 누르면서 국내 숙박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권 부담 확대의 직접적인 원인은 국제선 유류할증료 인상이다. 5월 발권 항공권에는 유류할증료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됐다. 대한항공의 5월 한국 출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최소 7만5000원에서 최대 56만4000원이다. 장거리 노선의 경우 왕복 유류할증료만 100만원을 넘길 수 있다.
국내선도 비용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5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기존 7700원에서 3만4100원으로 올렸다. 전월 대비 약 4.4배 수준이다. 제주 등 국내 항공 노선을 이용하는 여행객도 항공권 총액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현재 수요 흐름은 해외여행의 전면 위축이라기보다 여행지 선택의 변화에 가깝다. 장거리 해외 노선은 유류할증료 부담이 크게 반영되는 만큼 소비자들이 단기적으로 국내 여행이나 근거리 여행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유류할증료 급등이 여름 성수기 여행 수요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이어질 경우 항공권 최종 결제액이 추가로 높아질 수 있어 국내외 여행 수요 모두 가격 민감도가 커질 전망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