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불붙은 증시…삼성전자 파업은 변수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여전히 삐걱대는 가운데서도 지난 주 저력을 뽐낸 국내 증시가 이번 주에도 매서운 상승세를 이어갈지, 한 템포 쉬어가며 페이스를 조절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놓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통해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수치로 증명된 가운데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 움직임이 향후 투자심리와 주식시장 수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코스닥 1200선 뚫어

 

 2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283.71포인트(4.58%) 오른 6475.65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전장 대비로는 0.18포인트(0.00%) 내려 사흘 연속 신고가를 새로 쓴 뒤 약보합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33.80포인트(2.89%) 오른 1203.84에 주간 장을 끝냈다. 지수가 종가 기준 1200선을 넘어선 건 2000년 8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주 국내 증시는 전 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대만 가권지수(약 5.8%) 다음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번 주에는 오는 30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 더불어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끈 섹터별 주도주들의 실적 발표도 대거 기다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미∙이란 종전 협상 추이에 따른 단기적 숨고르기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은 있지만 결국엔 섹터별 차익 실현과 테마 장세의 분위기로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음 주 예정된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가 개별 종목단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얘기다.

 

◆증시 상승 동력 키워드 인공지능

 

 지난 주 코스피의 역사적 랠리를 견인했던 SK하이닉스(-0.24%)는 지난 24일 자사 실적 발표 이후 나온 셀온(호재 속 가격하락) 물량을 소화하며 삼성전자(-2.23%)와 함께 약세로 주간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가 37조6000억원이란 역대 가장 많은 분기 실적을 거두긴 했지만, 시장 일각에서 40조원 이상도 점쳤던 만큼 슈퍼 어닝서프라이즈(깜짝 호실적)는 아니었다는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걸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코스피를 칠천피 고지 너머로 밀어올릴 핵심 원동력은 단연 인공지능과 반도체라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예컨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1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역사상 가장 긴 랠리를 구가하고 있기도 하다. 증권가에선 이미 코스피가 전인미답의 영역에 다시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란 사태의 시장 영향력은 점차 축소되는 국면”이라며 “현재의 상승 추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한 단계 더 레벨업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투톱에 집중됐던 인공지능 밸류체인이 전력기기·에너지저장장치(ESS)·태양광을 넘어 조선업종까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움직임 변수될까

 

 다만 국제 유가나 금리의 흐름은 여전히 중동 전쟁에 대한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국내 증시 펀더멘털의 근간인 수출 증가율이 고점 부근에 근접했을 가능성이 높다. 4월 이후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 상승 속도도 둔화될 여지가 있다는 게 증권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과 상한제 폐지를 요구하며 오는 5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조 측은 메모리 반도체 라인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면 적게는 20조원에서 많게는 30조원까지 손실이 발생할 걸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생산 차질은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을 심화시켜 가격 상승 압력을 높이게 된다. 총파업이 현실화하더라도 삼성전자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오지만 투자심리나 수급에는 단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당장 주식 토론방에서 삼성전자와 노조 간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 되길 바란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일부 개인 투자자들도 이러한 노조 요구와 단체행동 움직임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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