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수혜 반도체만?…삼성전자 내 勞勞 갈등 점증

지난 23일 삼성전자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성과급 규모를 두고 노노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성과급 인상 요구가 실적이 월등히 좋은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소속 조합원에 집중됐다는 점에 대해 디바이스 경험(DX) 부문 등 다른 사업부 소속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非)반도체 부문 소속 조합원의 노조 탈퇴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노조 탈퇴를 신청하는 글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삼성전자 내 유일한 근로자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조합원 수는 7만3588명이다.

 

 총파업 예고 시기를 약 18일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최근 초기업노조 탈퇴 신청 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 이목을 끈다. 지난달 28일엔 500건, 이튿날인 29일엔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종전 하루 평균 탈퇴 신청 건수가 100건을 밑돌았던 점과 대조적이다.

 

 이런 움직임은 사내 게시판 및 직장인 커뮤니티에서의 탈퇴 인증 릴레이와 함께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탈퇴한 조합원들은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사업을 맡은 DS 부문 조합원의 이해관계에 집중됐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실제로 이번 파업은 조합원의 약 80%를 차지하는 DS 부문 소속 조합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DS 부문에 대해서만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DX 부문에 대해선 아무런 요구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실적만 보면 DS 부문의 기여도가 절대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57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이 중 DS 부문에서 전체의 93.9%에 달하는 53조7000억원의 영업익을 거뒀다. 절대적인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인공지능(AI) 기술 혁신과 선제적 시장 대응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반면 올해 1분기 DX 부문의 매출액은 5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익은 36.2%나 급감해 3조원에 그쳤다. 특히 모바일 사업에선 부품 매입 비용이 많이 늘어난 데다 주요 부품가격 인상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으로 소비 둔화가 예상되고 있다. 생활가전 사업에선 업황 둔화에 더해 중국 가전업체의 공세가 매섭다. DX 부문에서 올해 적자를 낼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성과급 인상은커녕 사업 재편, 희망퇴직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노조의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조직 내 위화감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노조는 DS 부문 내 적자 사업부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에 대해선 DS 부문으로서 동일한 대우를 요구하고 있어 DX 부문의 반발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초기업노조가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파업 기간 중 15일 이상 활동한 스태프에게 수당 300만원과 스태프 굿즈를 지급하겠다고 스태프 모집에 나선 것도 갈등을 더욱 키웠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조합원들이 지난 1월 조합이 쟁의권 관련 신분보장기금 설립을 명분으로 쟁의 기간 조합비를 1만원에서 5만원으로 대폭 올리기로 한 결정을 다시 도마에 올린 것이다. 노노 갈등이 이처럼 심화하면서 노조의 대표성과 파업의 명분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초기업노조 조합원 중 DX 소속은 약 20%로 소수인 만큼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약 4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규모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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