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Inc가 지난해 11월 발생한 대규모 정보유출 여파로 올해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2021년 4분기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매출 역시 직전분기 대비 하락하며 최근 2개 분기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3545억원(2억4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2237억원(1억5400만 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고 6일 공시했다. 이는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1465.16원)을 적용한 수치다.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영업이익인 6790억원(4억7300만 달러)의 52%에 달한다.
1분기 당기순손실은 3897억원(2억66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1656억원(1억1400만 달러) 흑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는 4년 3개월 만에 최대 분기 손실이다. 쿠팡이 2021년 상장한 이후 최대 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같은 해 4분기로 각각 4800억원(3억9659만 달러), 5220억원(4억497만 달러)을 기록한 바 있다. 쿠팡Inc는 2022년부터 적자를 줄여오다 같은 해 3분기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분기 영업손실은 2024년 2분기로 342억원 적자였다.
1분기 매출은 12조4597억원(85억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1조4876억원(79억800만 달러) 대비 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환율 기준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내려온 것은 상장 이후 처음이다. 종전 최저치였던 지난해 4분기(14.3%)보다 6%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사업 부문별로는 로켓배송을 포함한 쿠팡의 핵심 쇼핑 서비스인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이 10조5139억원(71억76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9조9797억원(68억7000만달러) 대비 4% 늘어나는 데 그치며 외형적 성장이 둔화했다.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 매출은 1조9457억원(13억28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1조5078억원(10억3800만달러) 대비 28% 성장했다.
정보유출 사태 등으로 소비자 지표도 하락세를 보였다. 1분기 제품을 한 번이라도 구매한 활성 소비자 수는 239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으나, 지난해 4분기(2460만명)와 비교하면 70만명 줄었다. 다만 활성 소비자 1인당 매출은 43만9540원으로 전년(42만7080원) 대비 3% 늘었다.
이날 발표된 쿠팡 1분기 실적은 월가 애널리스트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매출은 소폭 하회했지만, 영업손실이 실제 전망치보다 5배 이상 차이 났다. 블룸버그는 쿠팡Inc의 1분기 매출을 85억1100만 달러, 영업손실 3927만 달러 , 당기순손실 1억 달러 수준으로 전망한 바 있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근본적인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의장은 적자의 이유로 개인정보 사고에 대응해 발행한 소비자 구매이용권, 물류 네트워크상 일시적 비효율성 발생을 꼽았다. 쿠팡은 지난 1월 3370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5만원 상당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했다. 총지급 비용은 1조6850억원이다.
그는 “전년 대비 성장률은 근본적인 회복세를 온전히 반영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사업의 근본적인 이익 성장 잠재력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또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대다수 기존 고객과 와우 회원은 이탈하지 않았다”며 “4월 말 기준으로 와우 멤버십 탈퇴 회원 재가입과 신규 회원 가입 증가로 사고 이후 감소한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