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최근 증시 급등 흐름과 관련해 기존 경제지표와 정책 체계가 시장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8일 페이스북에 올린 ‘코스피 7500 그리고 1만의 문턱 앞에서’라는 글에서 “지수가 이상한 건지 아니면 우리의 눈금이 낡은 건지부터 따져봐야 할 것 같다”며 “시장에서는 이미 새로운 숫자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오래된 감각과 기준으로 그것을 이해하려 하는 건 아닐까”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가 1.7%로 한국은행 전망치(0.9%)를 크게 웃돈 점을 언급하며, 무역수지와 반도체 실적 역시 기존 경기 순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주가는 결국 이익의 함수다. 이 숫자들을 놓고 보면 코스피 7500이 왜 지금 여기 있는지 산술적으로 납득이 간다”며 “1만이라는 숫자 역시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현실화 가능한 경로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과 통계 시스템은 시장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이번 반도체 호황은 기존 GDP 체계가 포착하기 어려운 특성을 갖고 있다”며 “반도체처럼 품질 개선 속도가 가격 변화를 압도하는 산업에서는 기존 통계 체계가 현실 변화를 너무 느리게 반영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향후 재정 정책의 분기점으로 2026년 하반기 수정 경제전망을 꼽았다. 이어 “2027년까지 반도체 호황이 이어진다면 2026년과 2027년 세수는 역사적 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며 “법인세뿐 아니라 고소득 반도체 인력의 소득세, 무역흑자 확대에 따른 연쇄 효과까지 감안하면 역대급 초과 세수가 쌓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그 전망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가느냐에 따라 2027년 세입 추계와 예산 총량의 방향이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