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출근부터 픽업까지…쏘렌토가 많이 팔리는 이유

 

쏘렌토는 설명하기 어려운 차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쉽게 설명된다. 넓고, 조용하고, 연비 좋고, 가족이 타기에 무리가 없다. 문제는 이런 장점들이 너무 익숙해져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쏘렌토 시승기는 차의 성능보다 하루의 동선을 따라가야 더 잘 보인다. 이 차의 경쟁력은 출근길 정체, 마트 주차장, 아이 픽업, 주말 고속도로에서 드러난다.

 

시승차를 현행 쏘렌토 1.6 터보 하이브리드 6인승 2WD로 놓고 보면 숫자는 패밀리 SUV의 표준에 가깝다. 전장 4815㎜, 전폭 1900㎜, 전고 1695㎜, 축거 2815㎜다.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 전기모터는 47.7㎾를 낸다. 변속기는 자동 6단이며, 6인승 18인치 타이어 기준 공차중량은 1865㎏, 복합연비는 ℓ당 14.8㎞다. 도심 연비는 ℓ당 15.2㎞, 고속도로 연비는 ℓ당 14.3㎞로 신고됐다. 

 

◆아침 출근길-작진 않지만 부담은 제로

 

출근길 첫인상은 차체 크기보다 운전 부담이 먼저 결정한다. 쏘렌토는 전폭 1900㎜의 중형 SUV지만,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부담은 수치보다 작다. 보닛 끝과 차체 모서리를 짐작하기 쉽고, 운전 자세도 높아 주변 흐름을 읽기 편하다. 좁은 골목보다 왕복 4차로 이상 도로에서 장점이 분명하다. 차체가 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운전자에게 계속 긴장감을 요구하는 차는 아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도심에서 가장 설득력이 크다. 정체 구간에서는 전기모터가 개입하며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든다. 급하게 튀어나가기보다 조용히 밀고 나가는 쪽에 가깝다. 출근길 자동차에 필요한 덕목이 강한 가속이라기보다 피로를 덜어주는 움직임이라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그 조건을 잘 안다.

 

◆점심 도심 주행-연비보다 중요한 것들

 

도심 주행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연비 자체보다 주행 리듬이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차가 무겁게 끌려간다는 느낌은 크지 않다. 1865㎏의 차체를 감안하면 전기모터의 보조가 체감된다. 다만 날카로운 반응을 기대하면 성격이 다르다. 쏘렌토는 운전자를 자극하는 차라기보다 탑승자를 흔들지 않는 데 초점을 둔 차다.

 

브레이크 감각도 패밀리 SUV의 성격에 맞춰져 있다. 회생제동이 개입하는 하이브리드 특성상 일부 구간에서는 제동감이 기계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일상 속 감속에서는 큰 이질감 없이 다룰 수 있다. 이 차가 잘하는 일은 운전 재미를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이동을 무난하게 이어 붙이는 것이다.

 

◆저녁 가족 픽업-쏘렌토의 본무대

 

쏘렌토의 본무대는 저녁이다. 퇴근 후 가족을 태우는 순간, 이 차의 평가는 운전석이 아니라 2열에서 갈린다. 6인승 모델의 2열 독립시트는 쏘렌토를 단순한 SUV가 아니라 가족용 이동 공간으로 만든다. 아이가 직접 타고 내리기 쉽고, 카시트를 장착해도 옆 공간에 여유가 남는다. 운전자가 만족하는 차는 많지만, 가족이 불평하지 않는 차는 생각보다 드물다.

 

3열은 냉정하게 봐야 한다. 성인이 장거리로 앉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아이들이나 단거리 이동용으로는 쓰임새가 있다. 결국 쏘렌토의 3열은 ‘항상 쓰는 좌석’이라기보다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카드’에 가깝다. 이 보험이 있다는 점이 5인승 SUV와의 차이를 만든다.

 

트렁크 역시 같은 맥락이다. 3열을 세우면 적재공간은 제한되지만, 3열을 접으면 유모차, 장보기 짐, 캠핑용품을 받아내는 능력이 커진다. 쏘렌토가 패밀리 SUV 시장에서 강한 이유는 특별한 장기 하나보다, 이런 작은 불편을 여러 군데에서 줄여주는 데 있다.

 

 

◆주말 고속도로-빠른 차보다 편한 차

 

고속도로에 올라서면 쏘렌토의 성격은 더 분명해진다.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숫자만 보면 큰 차체에 비해 아쉬울 것 같지만, 실제 사용 영역에서는 부족함보다 효율이 먼저 체감되는 구성이다. 강한 추월 가속을 반복하는 차는 아니지만, 가족을 태우고 일정 속도로 이동하는 상황에서는 힘의 여유가 충분하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은 노면 상태와 타이어에 따라 달라지지만, 전반적인 지향점은 안정감이다. 차체를 낮게 누르고 달리는 세단의 감각은 아니지만, 높은 시야와 부드러운 승차감은 장거리 이동에서 장점으로 돌아온다. 운전자가 조금 덜 피곤하고, 2열 승객이 조금 덜 예민해진다. 패밀리 SUV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구매 이유가 된다.

 

 

◆결론-재미없어서 강한 차

 

쏘렌토는 운전자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차가 아니다. 대신 가족의 하루를 별일 없이 끝내주는 차에 가깝다. 출근길에는 부담을 줄이고, 도심에서는 연료 소모를 아끼며, 저녁에는 가족을 태우고, 주말에는 짐을 싣는다. 자동차의 재미를 엔진음과 코너링에서 찾는다면 쏘렌토는 심심할 수 있다. 그러나 가족용 SUV의 재미가 “오늘도 무사히, 편하게, 크게 불만 없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쏘렌토의 강점은 새로움이 아니다. 검증된 구성과 넓은 공간, 하이브리드 효율, 6·7인승 선택지가 만드는 현실성이다. 그래서 이 차는 극적인 표현은 어렵지만 막상 하루를 함께 보내면 왜 많이 팔리는지는 쉽게 설명된다. 쏘렌토는 특별한 하루를 만드는 차가 아니라 평범한 하루를 잘 버티게 하는 차다. 그 점이 이 차의 가장 현실적인 경쟁력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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