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수도권 부동산 공약, 표심은 ‘속도’보다 ‘추진력’

정원오(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25개구 구청장 후보 합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원오(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25개구 구청장 후보 합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부동산이 다시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서울은 재건축·재개발 속도와 도심 공급이 쟁점이고 경기도는 1기 신도시 재정비와 광역교통망, 산업벨트와 주거지 배치가 관건이다. 후보들은 모두 공급을 말하지만 유권자가 보는 지점은 다르다. 얼마나 많이 짓겠다는 숫자보다 어디에, 언제, 누구에게 돌아가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부동산 공약은 더 이상 개발 청사진만으로 표를 얻기 어렵다. 착공 시점, 재원, 세입자 대책, 교통망 연계까지 따지는 추세다.

 

◆정원오는 ‘생활권 정비’, 오세훈은 ‘민간 속도전’

 

서울시장 선거의 부동산 구도는 비교적 선명하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성동구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권 정비, 공공기여, 세입자 보호, 젠트리피케이션 대응을 강조하는 흐름이다. 개발 자체보다 개발 이후의 배분 구조를 묻는 방식이다. ‘얼마나 빨리 짓느냐’보다 ‘누구를 위한 개발이냐’에 방점이 찍힌다.

 

하지만 서울 전체의 부동산 문제는 자치구 행정 경험만으로 풀기 어렵다. 강남 재건축, 한강변 개발, 역세권 고밀화, 공공임대, 청년주택, 노후 저층 주거지 정비는 모두 이해관계가 다르다. 정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도시관리자의 이미지가 아니라 서울 전체 공급 전략을 조율할 수 있는 실행력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앞역 인근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앞역 인근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민간 정비사업을 앞세운 공급 확대에 무게를 둔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고 절차를 줄여 도심 공급을 늘리겠다는 접근이다. 공급 부족이 집값 불안의 근본 원인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장점은 메시지가 단순하다는 점이다. 노후 아파트 소유자와 정비사업 지연에 지친 지역 주민에게 직접 호소한다. 다만 속도가 빠를수록 개발 기대감도 먼저 움직인다. 사업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주변 가격이 들썩일 수 있고 원주민과 세입자 이탈 문제도 커질 수 있다. 공급 확대가 곧 주거 안정이라는 등식은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추미애(가운데) 경기도지사 후보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과 김병욱 성남시장 후보와 함께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 일대에서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가운데) 경기도지사 후보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과 김병욱 성남시장 후보와 함께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 일대에서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는 공공성 양향자는 산업축

 

경기도지사 선거의 부동산 공약은 서울보다 복합적이다. 경기도 주거 문제는 집값만의 문제가 아니다. 출퇴근 시간, GTX 개통, 1기 신도시 노후화, 3기 신도시 입주, 반도체 클러스터와 일자리 배치가 한꺼번에 맞물려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공공성과 주거 안정에 무게를 둔다. 공공주택, 전월세 안정, 청년·신혼부부 지원, 1기 신도시 재정비 과정의 공공성 확보가 핵심 키워드다. 부동산을 자산 시장이 아니라 생활 기반으로 보는 접근이다. 문제는 실행이다. 공공성을 강화하면서 정비사업 속도까지 높이는 것은 쉽지 않다. 재원 조달, 민간 조합과 공공의 역할 분담, 광역교통망과 주택 공급의 동시 추진이 모두 과제다. 명분은 선명하지만, 경기도 유권자는 결국 착공과 입주 시점을 따질 가능성이 크다.

 

양향자(왼쪽) 경기도지사 후보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김대영 안양시장 후보와 함께 22일 오후 경기 안양시 동안구 범계사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양향자(왼쪽) 경기도지사 후보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김대영 안양시장 후보와 함께 22일 오후 경기 안양시 동안구 범계사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는 산업정책과 주거정책을 결합하는 쪽에 가깝다. 반도체와 첨단산업을 경기도 성장축으로 삼고, 일자리 가까운 곳에 주거·교통·교육 인프라를 배치하겠다는 구상이다. 경기도를 서울의 베드타운이 아니라 자족형 경제권으로 만들겠다는 메시지다. 성장 전략이 분명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용인·화성·평택·수원 등 경기 남부는 이미 산업 수요와 주거 수요가 동시에 커지는 지역이다. 그러나 약점도 뚜렷하다. 반도체 중심 전략은 남부 편중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경기북부와 동부, 서부 주민이 체감할 주거·교통 대책이 약하면 성장 담론은 지역 불균형 논란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도권 부동산 공약을 단순한 공급 경쟁으로 보기 어렵다고 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결국 이번 선거의 부동산 공약은 숫자의 경쟁이 아니며 공급 물량은 유권자에게 더 이상 충분한 답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착공 가능성, 재원 조달, 개발 이익의 환수와 배분, 교통·교육·생활 인프라의 동시 확충까지 설계돼야 시장이 반응한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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