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4월 우리나라가 국제 교역에서 282억9000만 달러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 기록인 3월(379억3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로써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누적 흑자는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경상수지는 282억9000만달러(약 43조37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올해 3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흑자 규모다. 아울러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36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유지했다.
올해 들어 4개월간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026억7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40억 달러)의 4.3배에 달했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올해 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4월 기준 역대 최대”라며 “사상 처음 3개월 연속 200억달러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들어 4개월 만에 2024년 연간 흑자 규모를 상회하고,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흑자 규모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유 부장은 “주요국과 비교하면 1분기 경상수지는 744억 달러 흑자로, 1분기 기준 중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간 기준으로 대만은 2019년부터 우리나라보다 흑자가 많았다”며 “작년에는 대만이 우리나라보다 연간 570억달러 정도 흑자가 많았으나, 올해 1분기에는 우리나라가 120억달러 정도 많았다”고 부연했다.
4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338억8000만 달러로, 전월(356억8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수출은 905억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4.5% 증가했다. 역시 전월(949억달러)에 이어 역대 2위 규모였다. 정보기술(IT) 품목이 반도체와 컴퓨터 주변기기를 중심으로 호조를 이어간 가운데 비 IT 품목도 석유제품 가격 상승의 영향 등으로 늘면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수입도 567억 달러로 16.1% 증가했다. 자본재 수입이 반도체 제조장비(55.5%), 반도체(52.8%), 정보통신기기(23.8%) 등을 중심으로 27.7% 늘었다.
원자재 수입은 석탄(26.7%), 화공품(21.3%), 원유(13.1%) 등을 중심으로 12.3% 증가했고, 소비재 수입도 4.9%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24억2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년 동월(-27억 달러)보다 줄었지만, 전월(-13억1000만 달러)보다는 확대됐다. 서비스수지 중 3월(1억4000만 달러) 3월 1억4000만 달러로 11년 4개월 만의 흑자를 거뒀지만, 다시 3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본원소득수지는 25억3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계절적인 배당 지급이 집중되고 주요 기업의 배당 성향이 상승하면서 배당소득수지가 27억1000만 달러 흑자에서 30억2000만 달러 적자로 바뀌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254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전월(369억9000만 달러)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62억4000만 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 국내투자가 13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82억2000만 달러 늘었고, 외국인 국내투자가 채권을 중심으로 35억1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