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회동에 현대차·LG·네이버 본사 방문까지…젠슨 황, 피지컬 AI 협력 강화 행보

김택진·장병규 등 국내 게임업체 리더들과 회동
현대차 등 본사 방문 일정도…두산 박정원과도 호흡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의 한 고깃집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해진 네이버 의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굴지의 게임 제작사 및 주요 제조사들과 연달아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러한 행보엔 피지컬 AI 시대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국내 협력사들과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배경에 깔렸다. 엔비디아는 한국을 피지컬 AI·로보틱스 산업의 전략적 거점이자 테스트베드로 육성하겠다는 각오다. 황 CEO는 한국 입국 첫날인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로보틱스는 한국에서 미래를 이끌 주요 산업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한국이 AI에 투자하기에 아주 큰 기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연이어 국내 게임업계와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PC방에서 프로게이머 페이커(본명 이상혁)과 만나며 첫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그래픽카드가 엔비디아를 키운 핵심 동력 중 하나였던 만큼 국내 게임업계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왼쪽)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T1 베이스 캠프에서 ‘페이커’ 이상혁을 만나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래그십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5090’을 선물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황 CEO는 이날 서울 신논현역 인근 PC방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연달아 회동할 예정이다. 황 CEO는 장 대표와 피지컬 AI, 칩셋 공급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화를 나눈 후 또 다른 PC방으로 이동해 김 대표와 만나 게임·AI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 경영진은 지난해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황 CEO와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바 있다. 황 CEO는 두 기업 경영진들과 피지컬 AI를 포함한 휴머노이드 로봇,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AI PC 브랜드 RTX 스파크 기반 게이밍 협업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피지컬 AI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 총수들과 향후 협력 의지도 다지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황 CEO는 지난 5일 서울 홍대입구 근처 식당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겹살과 소주를 곁들인 회동을 했다. 뒤이어 치킨집에서 2차 모임을 이어가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과의 접촉면도 확대하고 있다. 황 CEO는 이날 프로야구팀 두산베어스의 서울 잠실 홈 경기 시구자로 나서 시타를 맡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겸 두산베어즈 구단주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오는 8일엔 황 CEO는 서울 여의도 LG전자 본사, 양재동 현대차 본사,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자율주행·AI팩토리 등에 강점을 지닌 국내 주요 기업과 손잡고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우선 엔비디아는 현대차와 자율주행차 및 로보틱스 방면에서 협력을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양사는 국내에 30억달러를 투자해 피지컬 AI 역량을 고도화하기로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LG 그룹과는 로봇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AI 탑재 가사 로봇과 스마트 가전,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AI 플랫폼과 LG의 하드웨어 역량을 결합한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이 양사의 비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AI 모델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유한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 엔비디아의 AI 데이터센터 및 AI 팩토리 구축 전략에서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이 밖에 황 CEO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국내 IT업계 한 관계자는 “황 CEO는 자신이 CEO임에도 사실상 ‘영업사원’ 역할을 자처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민함이 드러난다”면서 “글로벌 IT업계에서 워낙 인지도가 높은 인물인 만큼 국내 IT업계 안팎에서 황 CEO의 행보가 가지는 의미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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