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국내 산업계는 대형 악재가 사라졌다며 환호하고 있다. 주요 사업군에선 대체로 국제유가 안정과 물류망 정상화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물론, 중동 내 사업에 속도가 붙을 거라며 종전 소식을 반기고 있다. 코스피 시장은 2거래일 연속 ‘매수 사이드카(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 정지)’가 발동되는 등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 고유가 부담 덜었다…항공업 함박웃음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전격적으로 종전에 합의하면서 국내 주요 업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이 걷힌 데다 유가 및 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
우선 항공업은 종전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거론된다. 종전 합의 소식와 함께 국제유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날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4% 가까이 하락한 84달러에 거래됐다. 유류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해소되고 원유 공급망이 정상화되면 연료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유류할증료 인하에 따른 여행 수요 회복 기대감도 커진다.
중단됐던 중동 노선을 다시 운항하게 된 해운업 역시 종전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사실상 마비됐던 중동 해상 물류가 정상화되면서 중단됐던 중동 노선 서비스 재개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해운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100일 넘게 해협 안에 갇혀있던 선박이 조속히 안전하게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향후 선박들이 중동 항로를 안정적으로 운항할 수 있는 환경이 지속적으로 보장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 종전에도 K-방산 수요 이상 無
방산업계는 종전 여부와 관계 없이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K-방산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한국형 요격미사일 ‘천궁-Ⅱ’가 이번 전쟁에서 성능을 입증한 만큼 방공체계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는 중동산 원유 수급 정상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서는 등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장 안정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업계는 종전 합의가 실제로 이행돼 중동 정세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지는 아직으로선 미지수다.
IT업계는 현지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버클라우드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디지털 전환(DX)·AI 전환(AX)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따른 사업 협력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사우디 디리야 프로젝트 관련 상품 테스트(PoC)를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우디 스마트시티 개발 사업인 디리야 프로젝트에서 통합 모빌리티를 공급하는 PoC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 종전 소식에 안도 랠리…코스피 5%대 급등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소식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에선 안도 랠리가 펼쳐졌다. 코스피시장에선 개장 직후 매수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전장 대비 4.95% 오른 8526.12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4~5%대 강세를 유지하며 8500대를 되찾았다. 급등세에 코스피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7거래일 만에 장중 7000조원대를 회복했다.
중동 전쟁이 터지기 직전인 지난 2월 27일 6244.13에서 장을 마쳤던 코스피는 3월 말 장중 5042.99까지 밀려 50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하지만 4월부터 반도체 강세 등에 힘입어 다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기 시작했다. 이달 2일는 장중 8933.62까지 올라 9000피를 목전에 뒀다.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글로벌 반도체주 조정 국면을 거치면서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지만 중동 전쟁 발발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35%가량 오른 상태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