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금리 상승과 내수 경기 부진 속에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가 올해 들어서만 8%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은퇴 후 생계를 위해 전선에 뛰어든 60대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의 부실 지표가 악화된 양상이다.
15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채무불이행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전체 개인사업자 332만9143명의 대출 잔액은 1138조972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0.5% 증가했다. 이 중 3개월 이상 연체한 채무불이행자 수는 16만920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5.1% 감소했으나, 정작 이들이 떠안은 총대출 금액은 37조8021억 원으로 7.7% 늘었다. 돈을 못 갚는 사람은 줄었지만, 다중채무자 중심의 고위험 부실 덩치는 오히려 커진 셈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은퇴 후 생계형 창업이 많은 60대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의 재무 상태에 강한 경고등이 켜졌다. 다른 연령대의 부실 지표가 정체되거나 감소한 것과 대조적으로, 60대 이상은 대출 잔액(406조7544억원)과 채무불이행자 수(3만8999명)가 지난해 말 대비 각각 2.5%, 0.7% 불어나며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동반 상승했다. 이 고령층 채무불이행자들이 보유한 대출액은 같은 기간 19.5% 급증한 11조8645억 원을 기록해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다.
이 같은 자영업 부실 심화는 고금리와 내수 침체가 맞물린 이중고의 결과다. 지난해 말 연 2.953%였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최근 연 3.940%까지 치솟으며 이자 부담을 키운 가운데 4월 소매판매액지수가 전월 대비 3.6% 급감하는 등 현장 자영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