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반대하는 사람들①] “백신접종 강제·차별 키우는 방역패스 철폐” 여론 거세

최춘식 의원 등 야당 거센 반발…“청소년까지 확대 적용 무리수”
법조계 “기본권·평등권 침해”…관련 소송만 8건… 결과에 촉각
의료계 “안전성·효능 파악 우선…미접종자 불이익·비난 큰 우려”

[정희원 기자] 코로나19 ‘방역패스’가 점점 더 강화되자 ‘더이상 통제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 측의 시위와 소송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년간 정부는 K-방역에 대해 자화자찬했지만, 일상생활이 이전처럼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지속적인 통제’를 택했다며 불만을 느끼는 국민도 적잖다.

 

9일 정계, 의료계, 법조계에 따르면 ‘방역패스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10일 백화점·대형마트까지 방역패스 적용 범위가 확장되고, 오는 3월에는 청소년에게까지 이를 적용하겠다는 정부에 대해 “이번엔 정말 선을 넘었다”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방역패스 반대 집회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방역패스를 규탄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신 맞아야 일상 가능? ‘즉각 철폐해야’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경기 포천시·가평군, 행정안전위원회)은 “코로나 사태를 슬기롭게 이겨내야 하지만 방역패스는 코로나 종식과 관련,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역패스 시행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지난해 12월 30일에는 ‘방역패스 즉각 철폐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최 의원과 국민의힘 김영식, 김용판, 박대수, 박성민, 송언석, 이명수, 정운천, 정희용 의원과 무소속 박덕흠 의원이 함께했다.

최춘식 의원이 국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춘식의원실

최춘식 의원은 9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통화에서 “‘방역패스 즉각 철폐 결의안’을 낸 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부작용 문제가 분명 존재한다는 것과, 기본권을 침해하는 게 명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백신접종을 마쳤다. 하지만 점점 강화되는 방역 당국의 부스터샷 기준, 방역패스에 대해 불필요한 조치라는 게 명백해졌다는 것.

 

최 의원은 “불안해하거나, 억지로 백신을 맞아야지만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기본권·인권 침해”라며 “특히 방역 당국이 청소년으로까지 접종 대상을 확대하며 아이들의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청소년 백신패스를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학생 학부모 인권보호연대’와 청소년 백신 부작용 실제 피해 부모들의 증언과 사례를 듣는 간담회를 열었다. 또 질병청·보건복지부 공무원 자녀 백신접종 현황 공개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그는 “국내 백신 접종률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방역수칙 등을 상대적으로 완화하는 게 상식인데, 오히려 더 강화하는 것은 결국 백신 효과가 없다는 뜻 아니겠나. 현재의 방역패스는 백신을 지속적으로 접종시키도록 하는 도구로 쓰일 뿐”이라고 했다.

 

최 의원은 “노령 기저질환자층은 철저히 집중 보호 및 치료하는 동시에 나머지 건강한 국민은 더 이상 구속받지 않고 살게 해줘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일상생활로 돌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피력했다.

 

◆방역패스, 결국 ‘백신접종 강제’… 명백한 ‘기본권 침해’

 

법조계에서도 방역패스 문제가 이슈다. 법원이 지난 4일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에 적용되던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이후, ‘백신패스 효력’ 자체에 대한 법정공방이 본격화될 분위기다.

 

지난 7일에는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가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023명이 보건복지부 장관 등 방역당국 관계자를 상대로 낸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심문이 열렸다. 현재 헌법재판소와 서울행정법원에 모두 8건의 방역패스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방역패스 반대 집회에서 어린이가 방역패스를 규탄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상미 변호사는 방역패스는 분명 생명·신체 안전과 건강에 대한 기본권, 평등권, 직업수행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 이와 관련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방역패스의 본질은 사실상 국민들에게 백신접종을 강제하는 제도”라고 지적한다.

 

그는 “의무적용시설을 사용하려면 접종을 완료하거나 48시간에 한번씩 PCR을 받는 것 중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결국 귀찮게 PCR하지 말고 백신 맞고 편하게 시설을 이용하라는 의미”라며 “이는 명백한 생명·신체 안전과 건강에 관한 기본권 침해”라고 피력했다. 이어 “국가가 아니라 누구라도 개인이 원치 않는 약물을 강제할 권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상미 변호사는 방역패스가 ‘평등권’도 침해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방역패스는 백신접종자와 미접종자를 차별하도록 만든다”며 “백신접종자는 증명서만 보여주면 얼마든지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48시간마다 PCR 결과를 소지해야지만 한다. 이처럼 불편함을 만드는 것은 분명 차별이 맞다. 어떤 집단과 다른 집단을 다르게 대우하는 데 합리적 이유가 없으면 불합리한 차별이고, 이는 헌법이 정한 평등권 침해에 속한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또 “비접종자에게만 PCR을 권유하는 게 과연 합리적인가. 백신접종자 중에서도 돌파감염이 많다. 지난해 11월 넷째주 질병청 자료에 따르면 확진자 70% 이상이 접종자다. 하지만 정작 비접종자가 48시간에 한번씩 PCR을 시행해야 한다. 백신 접종 여부를 기준으로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하는 이같은 제도는 평등 원칙과 평등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역패스는 의무적용시설 사업자들의 기본권도 침해한다”며 “이들은 방역패스로 인해 일정 손님을 받지 못하고, 결국 매출에도 악영향을 입는 등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를 받고 있다. 이들 내용을 중심으로 헌법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인연합 “일단 백신 맞아라? 비접종자 불이익 이어질까 우려”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 등 의료인으로 구성된 단체인 ‘코로나백신안전성확보를위한의료인연합(이하 의료인연합)’ 역시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게 아닌, 피접종자의 안전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코로나19 방역수칙의 전면적 궤도 수정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의료인연합 측은 일반적으로 백신의 개발에는 10년 이상 소요되나 이 백신들은 1년 남짓의 짧은 기간에 개발되다 보니 다양한 부작용 이슈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이때 질병청은 대중이 백신 접종을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했다. 하지만 이보다는 인센티브 제시 형태로 백신 접종을 독려할 뿐, 안전성과 관련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것.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QR코드로 출입 인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료인연합 측은 “대중은 ‘질병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닌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위해’ 백신을 접종 중이며, 백신의 효과가 아닌 ‘부작용이 적은 것’을 찾는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명확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의 백신 접종 독려가 자칫 비접종자에 대한 직장 및 학교, 지역사회 내 불이익과 비난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질병청과 정부는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에 앞서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고, 불공정한 사례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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