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中·日에서 글로벌 공략 시동건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왼쪽), 넥쏘가 지난 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 간담회에서 전시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중국과 일본 시장을 공략하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 도약도 없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각각 일본과 중국에서 시동을 켠다.

 

10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일본과 중국에서 진출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 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일본 미디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갖고, 일본 승용차 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또한 기아는 지난 7일 중국 장쑤성 소재 옌청시 시정부 청사에서 ‘기아-옌청시 투자 확대 협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합자사를 출범키로 확정했다.

 

현대차그룹은 일본과 중국 시장 진출은 처음이 아니다. 과거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현대차는 과거 일본 승용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수입차 무덤’으로 불리며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강한 일본 고객층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에 지난 2009년 말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고, 이후 버스 등 상용차 부문 영업만 해왔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기아는 2002년 중국 진출을 선언하며 둥펑자동차, 장쑤위에다 그룹과 3자 합자사 둥펑위에다기아를 설립했다. 지난 2016년 65만대를 판매하는 등 성장세를 거듭했으나, 이후 사드(THAAD) 사태와 한한령 이슈 등의 이유로 부진을 거듭했다. 결국 지난해 말 둥펑자동차와 공식 결별을 선언한 바 있다.

 

이처럼 한차례 실패를 경험한 현대차와 기아가 다시 한 번 중국과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 도약의 결정적인 퍼즐이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세계적인 자동차 반도체 부족 사태와 장기화에 접어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해외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며 선전했다.

류창승 기아 중국법인장, 왕쒸동(王旭東) 옌청시 개발구 주임(맨 앞 줄 왼쪽부터)이 지난 7일 중국 장쑤성 소재 옌청시 시정부 청사에서 열린 '기아-옌청시 투자 확대 협약'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기아 제공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2021년 해외 연간 판매량은 전년 대비 7.0% 증가한 316만4143대를 판매했다. 기아 역시 전년 대비 9.1% 증가한 224만1343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기아는 세계 3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유럽에서 양사 합계 100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현대차는 51만5886대로 전년 대비 21.6% 증가했고, 기아는 50만2677대로 전년 대비 20.6% 늘었다. 덕분에 BMW그룹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4위에 올랐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도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올렸고, 중남미 권역과 인도 권역에서도 가파른 성장세의 판매 실적 그래프를 그렸다.

 

현재의 해외 시장 상승세에 가속 페달을 밟게 해줄 시장이 바로 중국과 일본인 셈이다. 한 번의 아픔을 겪은 만큼 단순한 시장 진출은 아니다. ‘친환경차 중심’이라는 명확한 테마를 설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전기차 라인업 강화 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수익성을 강화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현대차는 친환경차 넥쏘와 아이오닉 5를 론칭하면서 판매 방식을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통해 탐색부터 결제, 배송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의 온라인 세일즈로 운영한다.  

 

기아 역시 옌청시 소유 국영기업인 장쑤위에다그룹과 양자 체제로 합자사 경영 구조를 개편했다. 이에 오는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합자사 신규 사명을 발표하고, EV6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6종의 전용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은 현대차와 기아가 진정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며 “이미 실패한 경험이 있지만,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점프했던 만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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