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빙하기에 신축 아파트 “찬밥 신세”…매매·전세 “뚝뚝”

경기도 과천시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 사진=송정은 기자

[세계비즈=송정은 기자]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역대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기존 대비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이후 부동산 시장의 매수심리가 극도로 얼어붙고 있다. 특히 부동산 업계에서는 부동산 침체기를 맞아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매매·전셋값이 모두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며 가격 거품이 빠르게 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주(10월 둘째 주) 전국 5년 이하(사용승인 시점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35% 떨어진 99.7을 기록하며 기준선 10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선 100은 지난 2021년 6월 넷째 주의 매매가격지수 기준이다. 지수가 이 아래로 떨어지면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6월 보다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전국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해 6월 셋째 주 이후 처음이다. 신축아파트 가격은 작년 12월 셋째 주 하락세로 전환한 뒤 10개월 가량 떨어지는 추세다. 

 

수도권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해당 지수는 이달 둘째주에 전주 대비 0.45%포인트 떨어진 99.8을 기록하며 기준선 100 이하로 내려갔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시창 위축기에 대부분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중 신축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세가가 구축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락 전환 직전인 지난해 12월 첫째 주와 올해 10월 둘째 주 지수를 비교하면, 신축아파트는 104.7에서 99.7로 내림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5년 초과∼10년 이하 준신축 아파트는 104.7에서 101.8로 떨어지는 데 그쳤고, 10년 초과∼15년 이하(105.8→103.8), 15년 초과∼20년 이하(106.4→104.7), 20년 초과(106.6→106.2) 등 구축일수록 변동 폭이 작았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신축 아파트가 가진 주거 프리미엄이 줄고 상품 간의 하향평준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신축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며 “또 주택 시장의 주력세력으로 떠오른 MZ세대들이 ‘몸테크(불편함을 감수해가며 노후 주택에서 재건축·재개발을 노리며 거주하는 것)’보다는 지금 당장 행복을 위해 다소 무리를 하며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최근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거품이 꺼졌다”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이어 “무엇보다 금리 영향이 크다. 금리가 오르면서 신축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비싸졌고 수요는 못 받쳐주니 가격이 급락하는 것”이라며 “수요자 측면에서도 굳이 비싼 대출 이자를 감당하면서 신축 아파트를 구매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부연했다.

 

johnnysong@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