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사업과 폴란드 인프라 수주 지원을 위해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가 재건사업 5000개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우리 정부와 공유한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원 장관은 현지시간 2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올렉산드라 아즈르키나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차관과 만나 재건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 자리에서 아자르키나 차관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구축한 재건사업 정보를 통째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꿈'(Dream)’이라고 이름 붙인 이 데이터베이스에는 우크라이나 어느 지역에서 재원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 재건사업이 필요한지, 관할 부처·지방자치단체는 어디인지 상세히 취합돼 있어 우리 정부와 기업이 재건사업 참여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가 가능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다음 달 21∼2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재건회의에서 이 데이터를 전 세계에 공개할 예정이다. 재건사업 투자·협력을 받기 위해 만든 데이터를 한국 정부에 한달 가량 먼저 제공하는 것이다.
원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실제 필요로 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출발점이 되는 자료”라며 “구체적 데이터 검토를 곧바로 진행하고, 이를 정부·공공기관·기업과 공유하는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우리 정부와 기업이 1200조원에 달하는 ‘제2의 마셜플랜’인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 사업 참여를 논의하는 데 있어 관건은 전쟁 상황과 사업리스크 관리, 현지 법 제도와 사업 관행상 마찰 해결 등이다. 우리 정부는 협의체를 구성해 재건사업 참여를 원하는 기업들의 편의를 돕고 시스템을 정비할 방침이다. 협의체에는 국토부, 외교부 등 정부 부처와 함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같은 공공기관, 민간 기업들이 참여하게 된다.
한편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정부와는 다음 달 초 화상회의를 시작으로 재건사업 관련 논의를 이어간다. 우리 정부는 군사·안보 차원의 지원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재건 지원부터 빠르게 추진하는 ‘투트랙 지원’을 주요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원 장관은 “시간을 놓치면 안 되고, 긴밀히 정보를 공유하며 손발을 맞춰야 할 재건사업 지원부터 빠른 속도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며 “비군사적·비정치적 부분을 중심으로 협의회를 가동하기로 우크라이나 인프라부와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어 향후 유럽연합(EU) 내 거점과 파트너를 확보한다는 의미”라며 “안보와 경제가 함께 움직이는 선상에 (우크라이나와의 협력이) 있는 것이기에 중동이나 동남아가 갖는 의미와는 다르다”고 부연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