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사진)가 차기 우리은행장에 낙점됐다. 조 행장 내정자는 기업영업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영업통’으로 꼽힌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과 이원덕 현 우리은행장이 옛 한일은행 출신인 반면, 조 내정자가 옛 상업은행 출신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조 내정자가 우리금융을 기업금융의 강자로 도약시키겠다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원팀을 이뤄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리금융그룹은 26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우리은행장 후보로 조병규 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자추위는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을 중시한다는 그룹 경영방침에 따라 은행장 선임기준을 ‘영업력’에 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선임기준에 따라 조 후보자가 경쟁력 있는 영업능력과 경력을 갖추고 있고, 특히 기업영업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을 갖추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1965년생인 조 내정자는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대기업심사부장, 강북영업본부장을 거쳐 기업그룹 집행부행장에 이르기까지 기업영업부문에서 경험을 축적하며 능력을 발휘해 왔다. 지난 3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에 선임됐다.
그는 지점장 초임지였던 상일역지점을 1등 점포로 만들었고, 본점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근무 땐 전 은행 KPI(성과평가기준) 1위, 2위를 각각 수상하며 영업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조 내정자의 혁신분야 성과도 자추위로부터 주목받았다.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시절 조 후보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이어주는 공급망금융플랫폼(SCF) 구축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착수 반년 만에 공급망금융플랫폼을 완성해 금융권 최초로 ‘원비즈플라자’를 출시하는 추진력을 보였다. 중소기업 육성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조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및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시행한 공로로 중소벤처기업 금융지원상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조 내정자 그간 영업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임종룡 회장과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24일 취임사에서 “자회사들은 모든 가치를 영업 중심으로 판단해 경쟁회사들보다 생산성을 높여달라”면서 “더욱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기업금융 시장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조 후보자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라면서 “임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조 후보자는 오는 7월 3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우리은행장에 공식 선임된 직후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