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됐다는 진단을 냈다. 수출 물량이 회복되고, 경제 심리와 고용이 개선을 나타내는 등 하방 위험이 줄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물가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가운데 월별 변동성은 있겠지만 경기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그린북에서 한국 경제를 둔화 국면으로 판단한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기둔화 완화라는 표현을 썼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계절적인 요인으로 변동성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완만한 개선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수출 회복과 경제 심리·고용 개선 흐름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5% 감소한 50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21억4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6.5% 줄었다.
다만,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수입도 25.4%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16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6개월 만에 흑자 전환한 이후 2개월 연속 ‘플러스’다.
7월 수입은 487억1000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25.4% 감소했다. 원자재가 수입 감소를 주도하는 가운데, 소비재와 자본재도 감소 폭이 확대됐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이 안정된 흐름을 보인 가운데,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 폭이 둔화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석유류는 국제유가 안정세 지속과 이달까지 유류세 인하 연장조치 등 영향으로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국제유가는 OPEC+의 자발적 감산 발표, 미국의 금리 인상 중단 기대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집중호우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전월 대비 4.7% 상승했으나, 축산물과 수산물이 각각 전월 대비 1.6%, 0.9% 하락하며 가격 안정을 보였다.
구입빈도가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도 상승률이 큰 폭 둔화하며 전년 동월 대비 1.8% 상승(6월 2.3%),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68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10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실업자는 80만7000명으로 3만명 줄었다.
6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1.0%, 전년 동월보다 1.4% 증가했다. 준내구재와 비내구재는 전월대비 0.1%, 0.3% 감소했으나 내구재가 4.7% 증가했다.
7월 소매판매의 경우, 백화점 매출 증가 및 소비자 심리지수 상승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 감소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도 6월보다 2.5포인트(p) 오른 103.2를 기록하는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 개선 흐름도 이어졌다.
미래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인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6월에는 전월보다 0.3p 오른 98.8을 기록했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IT 업황 개선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며 “통화 긴축 및 러-우크라 전쟁 영향, 원자재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도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