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직원들에게 직무 전환의 기회와 함께 경력 개발을 지원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일명 ‘사내 재취업’ 시스템을 통해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잡포스팅’, ‘리스킬링’ 제도를 통해 인력이 필요한 부서에 내부 인재를 재취업시키고, 필요한 역량을 위한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 주니어→시니어로 확대된 ‘잡포스팅’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 직원의 직무를 전환하는 ‘잡포스팅’을 진행했다. 잡포스팅은 특정 부서가 필요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사내 게시판에 공고를 올리면 해당 직무에 관심 있는 직원이 서류와 면접 등의 전형을 거쳐 부서를 옮기는 시스템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DX(디바이스경험) 부문에서 25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CS(고객만족) 센터, 영상사업부 등 부서 이직 지원을 받았다. 주요 직무는 HW(하드웨어)/SW(소프트웨어) 품질, 물류, 회로설계, 제품 개발, B2B 영업 등이다. 서류 전형과 면접을 마쳤으며, 3일 최종 합격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시로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취업 공고를 해왔다. 그동안은 주니어급 직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잡포스팅을 장려했다면, 이번엔 시니어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고, 안정적인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계획했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이 자발적인 지원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역량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검증된 내부 직원으로 ‘SW 개발자 육성’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리스킬링’ 제도를 통해 총 200여 명의 SW 개발자를 현업에 배치했다.
‘리스킬링’은 다른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새 기술을 습득하는 시스템으로, LG전자는 HW 엔지니어 직군 위주로 리스킬링 교육을 제공하며 ‘SW 엔지니어 전환’을 장려하고 있다. 공모를 통해 지원자를 모집하고, 사전 학습과 면담을 거쳐 대상자를 추린다. 이후 16주 동안 강도 높은 전문 교육을 지원한다.
LG전자가 리스킬링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플랫폼, 콘텐츠·서비스, 솔루션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LG전자는 ‘2030 미래비전’을 통해 B2B 사업 성장, 비하드웨어 사업모델 혁신, 신사업 동력 확보에 힘쓸 것을 예고했다. 이를 위해선 SW 개발자가 필요하고, LG전자는 검증된 내부 인력을 활용하고자 ‘리스킬링‘을 도입했다.
이와 관련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월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와 개인의 성장을 위해 꽤 많은 인원들이 지원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관계자는 “직원은 개인 직무 역량 강화를, 회사는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