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기차 국내 전용공장 설립의 첫 삽을 떴다.
현대차는 13일 울산시 북구 첨단투자지구에서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기공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부사장 등 경영진과 김두겸 울산시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이채익·이상헌·박성민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다른 시작”이라며 “울산이 전동화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 모빌리티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56세‘ 울산공장의 변화
울산 전기차 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54만8000㎥ 부지에 2조원을 들여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다. 본격적인 생산은 2026년 1분기부터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초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이곳에서 처음 생산한다.
혁신적 생산 설비와 친환경적 공간을 갖춘 사람 중심의 공장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적극 도입할 방침이다. HMGICS 제조 혁신 플랫폼에는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친환경 설비 등이 포함돼 있다.
◆‘전기차 200만대’ 판매 청사진
현대차는 지난 6월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제네시스를 포함한 전기차 200만대를 주요 시장에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같은 목표가 달성되면 전기차 판매 비중은 올해 8%에서 2026년 18%, 2023년 34%로 늘어나게 된다. 주요 지역 전기차 판매 비중은 미국 7%→23%→66%, 유럽 10%→30%→51%, 기타 6%→26%→59%에 육박할 전망이다. 국내는 올해 10%에서 2026년 15%, 2030년 24%까지 2배 이상 증가한다.
또 2030년까지 현대차 4종, 제네시스 5종의 전기차를 2세대 플랫폼으로 개발해 출시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잇게 될 2세대 플랫폼은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개발 체계의 핵심이다.
◆과거와 미래 잇는 기공식, 다양한 유산도 전시
기공식에서 현대차는 AI로 복원한 정주영 선대회장의 음성 메세지를 공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선대회장의 인본주의 정신을 보여주는 동시에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고자 하는 현대차 임직원들의 오랜 꿈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대미를 장식한 세리머니는 ‘또 하나의 꿈을 향한 문’을 콘셉트로 울산공장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문을 열어 또 하나의 꿈인 미래 전기차 시대를 이끌겠다는 메세지를 담았다. 특히 이 자리에는 윤여철 전 부회장, 김억조 전 부회장, 윤갑한 전 사장 등 역대 울산공장장들을 비롯해 현대차의 첫 독자모델인 포니와 포니 쿠페를 디자인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 대표가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현대차는 울산 전기차 공장 기공식을 맞아 울산공장의 50년을 돌아볼 수 있는 전시회도 마련했다. 1968년 울산공장에서 최초 생산한 소형 세단 ‘코티나’ 복원 모델과 전기차 프로토 타입 ‘쏘나타 EV’, 울산공장 설립 및 경부고속도로 건설 관련 사료 등을 전시했다.
정의선 회장은 “과거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꿈이 오늘날 울산을 자동차 공업 도시로 만든 것처럼, 현대차의 EV 전용공장을 시작으로 울산이 전동화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 모빌리티 도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