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5년 전 은퇴 후 저축·퇴직금 5억원에 대출 3억원을 보태 상가임대를 시작했다. 저금리 시기에는 월세 250만원으로 매월 나가는 100만~150만원 수준의 이자를 내고도 수익을 거뒀지만 금리가 오르자 이자가 300만원으로 올랐다. 월세와 관리비를 올리자 상가는 수개월째 공실 신세다.
지난해 상가와 주택 등을 임대하고 세를 받는 임대인 10명 중 1명은 적자를 기록했다. 고금리에 대출이자는 오르고 내수 회복은 더딘 탓에 공실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25일 국세청이 발표한 ‘부동산임대소득 신고현황’에 따르면 2022년 상가·주택·기타부동산 임대를 신고한 142만4212명 중 13만2756명(9.3%)은 소득 ‘0원 이하’로 분류됐다. 임대로 인한 총수입금액 중 경비를 제외한 소득이 0원이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체 임대 중 상가 임대 비중이 85.6%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주택 임대소득은 12.7%, 기타부동산이 1.7%였다.
상가임대는 총 131만9392명 가운데 9.2%(11만1712명)가 0원 이하였고 이들은 연간 총 1조5119억2500만원의 수입을 거둬 1명당 연수입이 1300만원이었다. 이자 등 각종 경비를 제하고 나니 적자였다.
소득 1000만원 이하 구간에 49.5%(60만4139명)가 집중 분포했고 1000만원 초과 2000만원 이하도 20.1%(24만5624명)에 달했다. 1억원을 초과하는 소득을 올리는 인원은 1.7%에 그쳤다. 구간별로 ▲1억원 초과 2억원 이하 1만5366명(1.3%) ▲2억원 초과 3억원 이하 3113명(0.3%)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1686명(0.1%) ▲5억원 초과 942명(0.1%)이었다. 5억원 초과 구간의 평균소득은 9억600만원에 달했다.
주택 임대소득은 18만851명 중 적자는 9.7%(1만7604명)로 비중이 높았다. 이들은 연간 총 3165억3100만원의 수입을 기록했으나 적자를 기록했다. 주택 임대소득자 80% 이상이 연 2000만원 이하의 소득 구간에 집중돼 있었다. 1000만원 이하 소득자가 44.8%(8만1007명)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2000만원 이하도 25.6%(4만6352명)에 달했다. 연간 1억원을 넘게 버는 고소득자는 603명(0.3%)으로 극소수였다. 14명 뿐인 5억원 초과 임대소득자들의 평균 소득은 7억4600만원이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