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청약에 나선 지방 아파트 단지 다수가 청약 경쟁률 1대1을 넘기지 못하며 미달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에선 모든 곳이 1순위 마감에 성공했고, 청약경쟁률은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청약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13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1∼4월 총 99개 단지가 1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 가운데 절반이 넘는 52개 단지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1대1에 못 미쳤다. 특히 미달된 52개 단지 중 36개 단지(69%)가 지방에 공급됐다. 지역별로는 울산(0.2대1), 강원(0.2대1), 대전(0.4대1), 경남(0.4대1), 부산(0.8대1) 등에서 청약성적이 저조했다.
지난달 16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비수도권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 역시 올해 2월 102.6에서 3월 100.8로 1.8포인트 떨어졌다. 또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3월 기준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1만2194가구로 전월(1만1867) 대비 2.8%(327가구) 늘었다. 특히 지방은 9933가구로 전월(9582가구) 대비 3.7%(351가구) 증가했다. 비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암울한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침체 늪에 빠져있는 비수도권과 달리 서울에는 온기가 감돈다. 올해 서울에서 청약을 진행한 단지는 총 6개 단지로 모두 1순위에서 청약접수가 마감됐다. 올해 전체 분양단지 기준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전국 4.6대1을 보이며 전년 동기(6.8대1)보다 낮아졌지만, 서울은 올해 124.9대1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6대1에 비해 2.7배 가량 높았다.
아울러 서울의 올해 3.3㎡당 평균 분양가는 7896만원으로 지난해(317만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3.3㎡당 1억원이 넘는 분양가로 화제가 된 서울 광진구 포제스한강이 평균 분양가를 끌어올린 가운데 서울 서초구와 강동구 등 고급 주거지에 분양물량이 공급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높은 분양가에도 고급 주거지의 희소성 등이 부각돼 경쟁이 치열했다. 서초구 ‘메이플자이’는 1순위 평균 44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서대문구 ‘경희궁유보라’는 124대1, 강동구 ‘더샵둔촌포레’는 93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