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건설업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률 등 각종 경영 지표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한국은행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2023년 건설업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성장성 지표인 건설업 매출액 증가율은 2022년 15.04%에서 지난해 4.76%로 10.28%p나 급락했다. 아울러 총자산 증가율은 전년 대비 2.90%p 줄어든 7.99%에 그쳐 건설업의 성장성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과 세전 순이익률은 2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2021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6.2%에서 2022년 4.8%, 2023년 3.0%로 하락했고, 세전 순이익률은 2021년 7.3%, 2022년 5.4%, 2023년 3.4% 등으로 떨어졌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 비용)은 2022년 462.69%에서 지난해 197.63%로 급락했다.
수익성 악화는 건전성 지표인 유동비율과 차입금 의존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2022년 155.5%에서 지난해 150.46%로 5.04%p 하락했고, 차입금 의존도는 같은 기간 25.87%에서 26.43%로 0.56%p 올랐다.
차입금 의존도의 상승은 차입금 평균 이자율의 상승과 맞물려 기업의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건설업 차입금 평균 이자율은 4.79%로 전년 대비 1.24%p 상승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금융 비용은 2022년 1.03%에서 2023년 1.54%로 0.51%p 올랐다. 다만 부채비율은 2022년 122.64%에서 2023년 121.11%로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에도 건설업 침체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전반적인 건설 경기가 침체하면서 개별 사업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어 건설업이 올해 하반기 극적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