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예능에서 소설가 김영하 작가는 ‘전주 국제영화제’ 일화를 소개했다. 유럽 심사위원 2명이 중국집에서 ‘소주’를 두고 ‘먹기만 하면 비밀을 털어 놓는 녹색병’이라 했다. K푸드 인기는 새로운 한류로 몇 년 전부터 붐을 타고 있다. 영화, 방송 등에서 이른바 먹방이 노출되며 외국인들이 체험해야 할 한류가 된 것이다. 최근 방송 중인 예능서도 실감할 수 있다. 이서진이 출연한 ‘윤식당’과 ‘서진이네’를 본 영국 커플이 ‘서진이네’ 촬영 소식을 접하고 아이슬란드까지 날라왔을 정도다.
이런 K푸드가 새로운 한류가 되자 기업들은 활용하며 시장을 적극 개척 중이다. 방송,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먹방'이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을 활용 하는 것이다. 지구촌 축제 올림픽이 시작되자 국내 기업들은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에게 K-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CJ 제일제당은 지날달 25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코리아하우스 개관식 만찬을 진행했다. CJ 제일제당의 퀴진케이 셰프들이 ‘한류의 향연, 파리에서 만나다’라는 주제로 150명에게 한식을 선보였다. 업체측에 따르면 초청 인원 보다 많이 준비한 250인분의 18가지 메뉴의 한식이 30분만에 솔드 아웃됐다. 그 만큼 K푸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농심은 올림픽 기간 동안 프랑스 최대 유통업체인 카르푸와 함께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파리 주요 지역 5곳에 위치한 대형유통체인인 카르푸 매장에 신라면을 주제로 한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한국 여행 중 꼭 체험해야 할 명소로 꼽히는 ‘한강라면’ 시식 행사를 진행하면서, 국내 중소기업과 협업해 업체가 시장에 출시 중인 멀티인덕션 ‘정수조리기’를 설치,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K푸드 물결엔 라면도 당당히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 지난 5월19일 관세청이 발표한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라면 수출액은 1억859만달러(약 1470억원)로 작년 동월(7395만달러)보다 무려 4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의 인기는 몇 년 전부터 해외에서 진행된 많은 전시회, 박람회 등에서 실감할 수 있다. 지난해 6월부터 5주간 태국에서 이노션이 진행한 ‘K라면 팝업스토어’는 대표적인 사례다. ‘보글보글 K-라면 팝업스토어’로 진행됐던 행사는 105평의 대규모 공간서 진행됐다. 여기엔 한국 라면 브랜드를 대표하는 농심, 오뚜기, 삼양, 팔도와 CJ비비고가 참여해 인기를 끌었다. 이미 외국인들의 ‘한국 라면 챌린지’는 일상이 된지 오래. 식음료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K-푸드 열풍을 타고 해외 라면 시장 점유율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푸드 인기에 중소기업도 수혜를 받는 중이다. 주방가전 전문 브랜드 하우스쿡은 K푸드에 긍정적인 ‘신호탄’을 받았다. 지난 6월 멕시코 시티서 진행한 ‘2024 브랜드 엑스포 in 멕시코’에 참가, 행사 종료 후 멕시코 현지 업체인 메가존과 멕시코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정수조리기 1차, 2차 물량 450대를 수출했고 중남미시장을 개척인 것이다.
하우스쿡 정수조리기는 라면조리기로 알려진 멀티주방가전 제품이다. 간편함과 편리성, ‘정수기+인덕션’ 결합이 가장 큰 장점이다. 평소엔 정수기로, 요리 땐 인덕션으로 다양한 식품을 조리할 수 있다.
제품 출시 후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 중인데 2022년 1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는 이미 암비엔테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CES 2024에도 참가해 해외 시장을 개척 중이다.
인터넷을 활용한 온라인 수출도 진행중이다. 하우스쿡 관계자는 “각종 전시회와 라면 팝업 스토어에 정수조리기를 협업하여, 현장 판매는 물론 현지 바이어와의 수출 문의가 늘고 있다”며, “올해 8월초에 미국 인증을 끝내면 본격적인 북미 시장 진출이 이뤄 질 것”이라 말했다. 현재 30여개국에 수출 중이며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 중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