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금 금리 잇따라 인상···시중은행은 내렸다

서울 시내 저축은행의 간판. 최서진 기자

 최근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해 시중은행권이 예금 금리를 인하하는 가운데, 일부 저축은행은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금리 인하 시기 대출을 취급하기 위해 수신 잔액을 확보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65%로 집계됐다.

 

 회사별로 보면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6월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해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연 3.81%(단리)에 제공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금융플랫폼 사이다뱅크에서 취급하는 사이다입출금(파킹통장) 금리를 0.3%포인트 올려 3.2%로 정했다. SBI저축은행이 파킹통장 금리를 상향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OK저축은행은 ‘OK파킹플렉스통장’을 리뉴얼했다. 잔고 500만원 이하에 대해 연 3.5%(세전) 금리를 적용하고 3억원 이하 예치금에 연 3.0%(세전)를 지급한다. JT저축은행의 ‘JT점프업2 저축예금’은 500만원 이하의 예치 금액에 최대 연 3.7%의 금리를 제공한다. 500만원 초과 시 0.5~3.2% 금리를 적용한다.

 

 저축은행이 수신상품 금리를 올린 이유는 대출 취급을 확대하기 위해 수신 잔액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대출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선 수신 자금 확보가 기반이 돼야 한다.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이 수신 금리를 내리고 있어 예년보다 고객 확보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개월 만기 예금상품 평균 금리(전월 취급 평균)는 3.47%다.

 

 최근 NH농협은행은 주요 수신 상품 금리를 0.35%포인트까지 내렸고, 신한은행도 일부 수신 상품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하했다. 국민은행도 거치식예금의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낮췄다. 올해 최고 3.706%였던 은행채 1년물 금리도 최근 3.2%대로 떨어졌다. 이는 시장금리 하락 추세가 반영된 것이며, 은행채 금리는 정기 예금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된다.

 

 최근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하락세였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저축은행 수신(말잔)은 101조9185억원으로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간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악화로 인해 신규 대출 취급을 보수적으로 했지만,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며 수신고를 확충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공모주 기업공개(IPO) 청약 증거금 등 영향으로 요구불예금이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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