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가운데 의료 공백 장기화 사태와 맞물리며 환자의 피해가 더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질병관리청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입원 또는 응급실 내원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7월 3주차에 226명에서 4주 만에 1357명으로 6배 증가했다. 응급실을 찾은 코로나19 환자 수는 6월 2240명에서 7월 1만1627명으로 5.2배 가량 늘었다.
현재 가장 큰 문제점은 병원 등에 치료제도, 의사도 없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치료제는 물론 진단키트도 동이 났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6일 코로나19 발생 동향 및 대응 방안 관련 브리핑을 열고 “치료제 사용이 예측보다 급증했다. 현장에서 치료제가 부족한 상황을 체감하고 있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 유한양행 등은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을 보이자 최근 감기약 생산공장 전체가동에 돌입했다.
의사도 부족하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촉발된 의료 공백은 6개월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응급실 환자 수용과 중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 중이다. 일각에서는 “응급실에서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이대로라면 ‘응급실 뺑뺑이’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코로나19는 위기상황에서 관리하기보다는 일상 감염병으로 관리하고 있다. 홍정익 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국장은 “증상이 유사하다면 코로나19 치료제가 아닌 감기약을 먹어도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
다만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의 경우 중증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다. 응급실 치료는 물론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의료 공백이 이어진다면 치료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한 병원 관계자는 “암 환자조차 입원이 어려워 외래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의 발빠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4일 “최근 유행하는 코로나19는 전파력이나 중증도 면에서 팬데믹 상황까지 재현될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서겠다. 정부 내 대응 조직을 확대·강화해 코로나19 변이를 감시하고 입원 환자 발생 국외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