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가 밀려온다…올해 수입액 벌써 1조원 돌파

지난 4월 중국 베이징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에서 열린 베이징 국제모터쇼 '오토차이나 2024'에 BYD 차량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에서 중국산 전기차 돌풍이 거세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의 순수전기차(BEV) 수입액은 12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늘어났다. 국가별 중국산 전기차 수입액이 8억4800만달러(약 1조1350억원)로 전체 수입액의 65.8%를 기록하며 월등하게 1위를 차지했다. 사상 첫 1조원 돌파이기도 하다.

 

나머지 국가들은 이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독일(3억3800만달러), 미국(4400만달러), 영국(230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까지 한국의 전기차 수입 1위 국은 독일이었으며 중국은 2위였다. 하지만 올해 중국산 전기차 수입액은 848% 폭증한 반면, 독일산 전기차 수입액이 38% 감소하며 순위가 뒤바뀌었다.

 

지금까지 중국산 전기차는 버스 및 트럭 등의 상용차가 대다수였다. 특히 전기버스는 요즘 흔하게 목격할 수 있을 정도로 점유율이 높아졌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산 버스 점유율은 40.7%로 국산 버스(59.3%)를 매섭게 추격 중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제조한 테슬라도 중국 전기차 점유율 급상승에 한몫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 중국산 테슬라는 미국산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입을 시작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Y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395.4% 증가한 1만41대를 팔아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로 올라섰다.

 

중국 전기 승용차 브랜드의 본격적인 국내 진출도 예고돼 있다. 하반기부터 중국 최대 자동차 제조사 BYD(비야디)가 저가 라인업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따라서 중국산 전기차 수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한국의 전기차 중국 수출은 요원한 데다 한국의 주요 자동차 수출시장인 유럽에서도 중국산 비중이 올해 상반기 18%를 웃돌며 증가세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 전기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10.4%)보다 0.8%포인트 줄어든 9.6%를 기록했다.

 

전보희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내수를 넘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동남아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본격화될 경우, 해당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 공제 허용 및 취득세 중과세 폐지 검토 등 전기차 분야에 대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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