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컷 단행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약세…코스피 흔들리나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년 6개월 만에 빅 컷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미국 증시뿐 아니라 국제 유가도 금리 인하를 선반영해 하락한 만큼 국내 증시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미 연준은 19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5.25~5.50%에서 4.75~5.00%로 낮아진다. 금리인하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한국(연 3.50%)과 금리 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최대 2%포인트에서 1.50%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5% 오른 2594.67로 장을 시작했다. 코스닥지수도 0.71% 뛰어오르며 출발했다. 하지만 대형 반도체 종목이 급락하면서 장 초반 하락 전환했다. 2%대 하락한 엔비디아 영향에 국내 시가총액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약세를 나타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휴장 기간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1% 이하 상승으로 등락이 제한적이었지만 국내 증시는 빅컷 결과를 반영하며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며 “금리 인하 단행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보다는 FOMC 내용 해석 및 소화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엔비디아, 마이크론, 애플 등 주요 기술주가 큰 변동성을 보이는 등 마이크론 목표주가 하향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가 악재를 만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이후 낙폭과대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기계, 조선, 소프트웨어, IT하드웨어, 필수소비재를 주목한다”며 “단기적 측면에서는 코스피 2600선 이상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다음달 초까지 나타날 저점 매수 타이밍을 잡아보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뉴시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빅컷 결정이 경기침체 때문이 아닌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성명문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리스크가 대략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자리 증가세는 둔화됐고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중 책무(dual mandate)의 양쪽 측면에 대한 위험에 주의를 기울여 최대 고용을 지원하고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강력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 이후 관건은 현재 경기 상황이 침체로 가느냐, 연착륙으로 가느냐가될 것”이라며 “현재 시점에서는 연착륙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나 경기에 대한 불신, 침체에 대한 공포심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미국 경기에 대한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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