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수요 둔화에 침체기 임박설까지…삼성전자·하이닉스 실적 전망 ‘뚝’

"스마트폰·PC 수요 예상 하회…원화 강세도 실적 개선에 비우호적 영향"
"반도체 겨울 온다" 모건스탠리 삼성전자·하이닉스 목표주가 대폭 낮춰

 

 

 IT 수요 부진이 길어지고 반도체 산업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할 거란 우려가 확산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사이클이 고점에 근접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해 시장에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22일 연합인포맥스가 이달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10조3850억원이다. 이는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직전인 지난해 3분기(2조4335억원) 대비 4배 이상(326.8%)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7∼8월 전망 대비 9월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3조3000억원(24.4%) 낮아졌다.

 

 IT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할 거란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AI·일반 서버 수요는 견조한 가운데 스마트폰·PC의 수요는 예상했던 수준을 하회 중이며 재고는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하반기 일반 D램 턴어라운드와 함께 물량 우위를 가진 삼성전자의 수혜가 기대됐지만,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세가 오히려 경쟁사 대비 약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수요 부진에 따라 전반적인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ASP)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면서 “비주얼디스플레이(VD) 부문의 경우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30.6% 감소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기대치도 소폭 하락했다. 이달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집계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 분기보다 24.7% 증가한 6조7668억원이다. 2018년 3분기(6조5000억원) 이후 최대 실적이지만, 7∼8월의 영업이익 컨센서스(7조342억원)에 견주면 3.8% 감소한 수준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위원은 “3분기 현재 스마트폰, PC 등 B2C(소비자 대상) 제품 판매 부진에 따른 세트 업체들의 메모리 모듈 재고 증가로 올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이 당초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지속해온 원화 강세가 실적 개선에 비우호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목표주가를 24만원으로 낮췄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3분기 현재 스마트폰, PC 업체들의 메모리 모듈 재고는 평균 14주로 추정돼 세트 업체들은 올 연말까지 보수적인 부품 구매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가운데 모건스탠리가 지난 1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부정적 보고서를 낸 것이 두 회사 주가의 대형 악재로 작용했다. 모건스탠리는 PC·모바일용 범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AI 용 HBM 공급과잉 등을 이유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각각 27.6%, 53.8% 낮춰잡았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4분기 반도체 사이클의 정점을 찍을 것”이라면서 “사이클 후반기를 지나면서 매출 증가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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