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이그니오 때리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고려아연·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신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미국 자회사 이그니오에 대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그니오는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 업체다.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그니오홀딩스를 2022년 5800억원을 들여 고가 인수했다는 의혹을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려아연 회계 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최윤범 회장과 노진수 전 대표이사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최근 의견문을 내고 “영풍과 MBK의 사업 몰이해가 심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100% 재활용 원료, 즉 동 제련에 있어 이차 원료를 사용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탄소배출을 줄여 친환경 메탈 생산을 생산하는 고려아연의 미래 사업 방향이며, 친환경 에너지 소재 기업이라는 비전과도 일치한다”며 “다만 용도를 다한 폐기물을 원료로 하는 사업인 만큼 원료 수급의 불안정성이 매우 높아, 이 때문에 일찌감치 전자폐기물 관련 기업 인수를 검토해 왔고, 2022년 이그니오를 인수해 원료의 안정적 수급 능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역시 “전자폐기물 원료 확보, 전처리, 중간제품 생산, 주요 시장의 경쟁력 있는 네트워크망을 보유한 기업으로 동 이차원료 중심의 밸류체인 완성과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한 축인 자원순환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자회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련 밸류체인 대한 투자가 완료되는 2028년 이후 연간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또는 현금창출) 2860억원을 고려하면 전체 프로젝트의 가치는 전체 인수 금액인 5800원의 투자가치를 크게 초과한다”고 덧붙였다. 또 실제 5800억원 중 2000억원은 인수 후 이그니오의 운영자금과 향후 투자자금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고도 했다.
고려아연은 이그니오 뉴욕 본사가 공유 오피스라는 한 매체의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고려아연 측은 사무실 계약서를 공개하며 “해당 사무실은 연 50만 달러의 규모로 임대 계약이 돼 있으며 180평 규모의 정식 오피스”라며 “이그니오는 본사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원격 근무 등을 하는 인원까지 포함할 경우 40명이다. 이그니오가 운영하는 미국 현지의 4개의 공장에는 총 12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