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택시 기사 콜 차단’…카카오모빌리티에 과징금 724억 철퇴

공정위 "거대 플랫폼이 시장지배력 부당 이용"
카카오모빌리티 법인에 대해선 검찰 고발키로

카카오T 택시. 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캡처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에 가맹택시 운행정보 등 영업상 비밀을 실시간으로 제공받는 제휴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이를 거절할 경우 ‘카카오T’ 호출을 차단한 카카오모빌리티에 724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법인에 대해선 검찰 고발 결정이 내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거대 플랫폼으로서 시장지배력을 부당하게 이용해 인접시장에서 경쟁사업자와의 공정한 경쟁을 제한했다”며 이 같은 조처를 내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플랫폼을 통해 일반호출 서비스와 자회사의 ‘카카오T블루’ 가맹호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사업자다. 2022년 기준 중형택시 앱 일반호출 시장 내 시장점유율 96%를 점유하고 있는 압도적 시장지배적 사업자다. 주요 주주로는 최대주주인 카카오(57.3%)를 비롯해 카키홀딩스(14.31%), 킬로미터홀딩스(6.18%) 등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5년 3월 일반호출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후 20219년 3월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지분 100%)과 지분 투자사인 디지티모빌리티(지분 35%) 등을 통해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사업을 개시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블루 가맹기사 모집을 확대하고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를 가맹택시 서비스 시장에서 배제하고자 카카오T 앱에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 소속 기사에게는 일반호출을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정당화할 구실을 찾기 시작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우티·타다·반반·마카롱택시 등 4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에 소속 기사의 카카오T 일반호출 이용 대가로 수수료를 지불하도록 하거나,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의 영업상 비밀인 소속 기사 정보,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의 호출 앱에서 발생하는 택시 운행정보를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로부터 실시간 수집할 수 하는 내용의 제휴계약 체결을 요구했다. 거절 시 해당 가맹 소속 기사는 카카오T 일반호출을 차단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카카오모빌리티의 행위를 두고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와 카카오모빌리티 간 정상적 경쟁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요구라고 판단했다.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가 제휴계약을 체결할 경우 자신의 핵심적인 영업비밀을 경쟁사인 카카오모빌리티에게 제공하게 돼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를 자신의 영업전략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가 제휴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경우에도 소속 가맹기사가 일반호출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카카오모빌리티의 일반호출을 받을 수 없게 돼 가맹사업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이 사건 행위 결과 일반호출 시장뿐만 아니라 자사브랜드 카카오T블루가 영위 중인 가맹택시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이 79%로 30%포인트가량 뛰며 압도적인 지배력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2020년 카카오모발리티의 가맹택시 시장 점유율은 51%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거대 플랫폼이 시장지배력을 부당하게 이용해 인접시장에서 경쟁사업자와의 공정한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접시장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 반경쟁적 행위를 제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위의 제재 결정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플랫폼 제휴 계약의 체결 목적은 플랫폼 간 콜 중복 최소화를 통한 이용자 편의 증대"라면서 "(타 가맹본부와의) 제휴 계약 체결 이후 타 가맹 본부로부터 추가 수취한 정보들은 당사의 어떠한 사업에도 활용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정부가 플랫폼 공정경쟁을 위해 추진 중인 다양한 노력에 지속 협조하는 한편, 행정소송을 통해 법 위반 행위가 없었음을 법원에서 성실히 소명한다는 방침이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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