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강소 기업을 가다] 삼천리자전거, 국내 시장 부동의 1위! 전기자전거로 성장 가속페달 밟는다

- 1952년 첫 국산 '3000리호' 출시
- 90년대 초 '레스포'로 대중화 견인
- 20년 이상 전기자전거 연구 개발
- '팬텀' 매출 증가율 5년간 200%

1988 서울올림픽 기념 삼천리자전거 광고 포스터. 삼천리자전거 제공

 

 국내에서 가장 익숙한 자전거 브랜드를 꼽으라 하면 단연 삼천리자전거다. 국내 자전거 산업의 역사를 논할 때 삼천리자전거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전거 전문 기업인 삼천리자전거는 그간 끊임없는 연구개발 및 품질 혁신으로 국내 자전거 산업의 발전과 생활체육 활성화에 이바지해왔다. 최근에는 전기자전거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대한민국 첫 국산자전거 3000리호 생산 당시 모습. 삼천리자전거 제공

 

◆80년 역사의 ‘자전거 명가’

 

 삼천리자전거는 학산 김철호 사장이 1944년 설립한 ‘경성정공’에서 출발했다. 해방 직후 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교통수단은 부족해 자전거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경성정공은 자전거 부품의 분해 재생부터 국산화를 위한 차체, 림, 스포크, 브레이크 등 주요부품을 생산해 나가며 완성 자전거 생산의 기틀을 마련했다.

 

 경성정공은 1952년 ‘기아산업’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 자전거를 선보인다. 당시 시대적 배경을 반영해 남과 북을 합해 3000리에 달하는 조국의 통일의 염원을 담은 ‘3000리호’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다. 3000리호는 대한민국 기계 산업의 부흥에 이바지하고 국민의 대중교통 수단이자 소화물 운송수단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1965년 국내 최초 자전거 수출, 1968년 국내 최초 자전거 부문 KS 마크 획득 등의 쾌거를 이루며 1970년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979년 기아산업은 3000리호의 이름을 본 따 삼천리자전거로 사명을 교체하고 자전거 전문 기업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이후 삼천리자전거는 지속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자전거 유행을 선도하며 현재까지 자전거 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천리자전거 라이프스타일형 전기자전거 팬텀데이지. 삼천리자전거 제공

◆자전거 대중화 앞장

 

 1980년대 후반부터 사회적으로 생활체육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특히 유아와 초등학생, 그리고 청소년이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게 되면서 레저 및 스포츠용으로 수요가 늘었다. 이에 삼천리자전거는 자전거를 운송과 이동 수단을 넘어 생활체육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대중화에 힘썼다.

 

 레스포(Lesop) 브랜드 론칭도 생활체육용 자전거 대중화 노력의 일환이었다. 1990년 삼천리자전거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서에 부합하는 상표를 공모해 서울에 사는 주부가 응모했던 레스포를 선정하면서 브랜드가 탄생했다. 1991년부터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레스포 브랜드는 지금도 국민에게 가장 친숙한 자전거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레스포는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콘셉트로 MTB, 로드자전거, 하이브리드 자전거, 어린이용 자전거 등을 출시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 전기자전거 팬텀 QSF 2024년형. 삼천리자전거 제공

 

◆생활체육을 넘어 전문 스포츠 자전거 기업으로

 

 삼천리자전거는 1990년대 중반 국내 최대 퍼포먼스 자전거 브랜드인 ‘첼로’와, 스포츠 싸이클링 브랜드 ‘아팔란치아’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전문 스포츠 자전거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첼로는 1996년 퍼포먼스 자전거 브랜드로 론칭해 한국인의 체형을 반영한 독자적인 지오메트리와 디자인으로 자전거를 개발 및 생산하고 전국 346개의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라이더 포커스드(RIDER FOCUSED)’라는 슬로건과 함께 높은 완성도의 퍼포먼스를 구현하는 자전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10년 이상 국내 프로 선수들을 후원하며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2006년에는 ‘아팔란치아’ 브랜드를 출시해 스포츠 활동으로 MTB와 로드자전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자 하는 이용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으며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

 

삼천리자전거 전기자전거 팬텀 QSF 2024년형. 삼천리자전거 제공

 

◆퍼스널 모빌리티 시대, 전기자전거 시장 선도한다

 

 삼천리자전거는 전기자전거를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00년부터 전기자전거 생산과 판매를 시작해 현재까지 20년 넘게 전기자전거의 연구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2001년 국내 최초의 전기자전거 솔타-E를 선보였고, 퍼스널모빌리티가 주목받기 시작한 2017년에는 전기자전거 브랜드 ‘팬텀’을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전기자전거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팬텀 브랜드 매출 증가율이 2019년부터 현재까지 193%로, 최근 5년간 약 200%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삼천리자전거는 퍼스널모빌리티 시장의 급성장에 발맞춰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 없이 전기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2019년 국내 최초로 60만원대 전기자전거 ‘팬텀 이콘’(팬텀)을 선보였다. 아울러 초개인화 소비 추세와 편리함을 중시하는 이용자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가격과 스펙 다양화, 바구니 짐받이 등의 이용 편의성을 강화하며 전기자전거 시장의 대중화를 선도해오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최근 경기 불황에도 팬텀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는 비결로 ▲주행 목적을 고려한 라인업 다양화 ▲브랜드 신뢰도 ▲뛰어난 AS 이용 편의성 등을 꼽았다. 

 

 삼천리자전거는 올해 전기자전거 시장 확대 및 대중화 가속을 위해 기존 주력 제품의 성능을 강화하고, 가격 부담을 낮춘 중저가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총 20종의 전기자전거 라인업을 선보였다. 친환경 흐름과 고유가 영향으로 전기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되며 시장 성숙도가 높아지고, 라이더들의 이용 경험까지 쌓이면서 전기자전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전기자전거 관리 및 수리의 용이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삼천리자전거만의 ‘통합 AS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전국에 800여 개의 전기자전거 전문 취급점과 200여 개의 전기자전거 AS 지정점을 기반으로 전국 어디서든 쉽고 편리하게 사후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캐치! 티니핑’ 어린이 자전거 3종. 삼천리자전거 제공

 

이정인 기자 lji2018@seg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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