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강소 기업을 가다] 디자이너 브랜드 얼반에디션 심민지 대표

디자이너 브랜드 얼반에디션 심민지 대표와 모델들이 최근 서울 DDP에서 열린 하이서울패션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근 다시 여행붐이 일면서 리조트룩과 요트룩이 각광을 받고 있다. 휴양지에서 일상과 동일한 옷을 준비한다면 불편하고 따분한 여행이 되고 말 것이다. 리조트 혹은 요트에서 칙칙한 외투 및 정장바지 등은 소위 ‘TPO’(Time·Place·Occasion 때와 장소·상황을 일컫는 말)에 걸맞지 않은 복장이다.

 

디자이너 브랜드 얼반에디션(URBAN EDITION)은 국내에서는 이른바 리조트룩·요트룩이 생소했던 2017년에 탄생해 유일무이한 입지에 올라섰다. 전 공정 ‘메이드인 코리아’ 전략으로 고급화 이미지를 구축해 브랜드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엔 유아동복 브랜드까지 론칭해 저변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최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얼반에디션 심민지 대표 겸 수석 디자이너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리조트룩이 뜨는 이유

 

여행분야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보복소비 심리까지 작용해 폭발적으로 회복했다. 그러면서 이전과 달리 잘 알려진 주요 관광지 탐방보다는 남들과는 다른 여행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대표적으로 도심에서 지친 육체와 영혼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리조트 등지에서 휴양을 선택하는 것이다. 해외 휴양지하면 하와이, 몰디브, 발리, 코타키나발루, 파타야, 오키나와 등이 대표적으로 떠오른다. 해당 지역의 공통점은 따스한 기온과 바다가 있다는 것이다.

 

따뜻한 휴양지에서는 패션도 중요하다. 한겨울 이불 같은 패딩류는 공항에 맡겨두고 기온에 알맞은 옷을 갖춰 입어야 한다. 한술 더 떠 영화에서나 봐왔던 나풀거리는 리조트룩을 뽐내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매일 가는 여행이 아닌 만큼 휴양지에서는 주변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여유롭고 과감한 패션을 선보이는 게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브랜드 얼반에디션이 최근 참가한 하이서울패션쇼의 무대가 준비돼 있다.

 

◆얼반에디션이 추구하는 미적 메커니즘은?

 

디자이너 브랜드 얼반에디션은 기성 브랜드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창의적이고도 과감한 룩을 선보인다. 주로 트래블룩 또는 특별한 룩으로 보이고 싶은 스타일링을 위한 디자인과, 여행지나 크루즈에서 빛이 나는 비치웨어, 고급스러운 로브 등의 아이템이 시그니처다. 또한 디자이너인 대표가 직접 컬렉션별로 디자인하고, 고급 수입 제작 원단을 전문가들이 수작업으로 소량 제작하는 방식이다. 남녀노소의 제한 없이 패셔너블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유니섹스를 넘어선 개념의 다양한 아이템들을 디자인한다. 기존 가격만 비쌌던 브랜드와 달리 겉만 비싸 보이는 옷이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 영향으로 최근에는 협찬 없이도 연예인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 여행지 혹은 일상에서 활용한 모습을 포착되기도 했다.

 

디자이너 브랜드 얼반에디션(URBAN EDITION) 심민지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얼반에디션은 국내에서는 이른바 리조트룩·요트룩이 생소했던 2017년에 탄생했다. 전 공정 메이드인 코리아 전략으로 고급화 이미지를 구축해 브랜드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자랑한다. 사진=김재원 기자

 

심 대표는 얼반에디션만의 특징에 대해 “원래 처음에는 로브(가운처럼 생긴 상·하의가 하나로 된 겉옷)를 메인으로 시작을 했다”며 “처음 2017년쯤엔 리조트웨어나 요트룩 이런 스타일이 거의 없었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저희 브랜드는 전 공정이 메이드인 코리아인 점이 특징”이라며 “우리나라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자부심이나 아이덴티티를 잃고 싶지 않아서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만드는 것은 지양하게 됐다”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서 살아남는 일 

 

패션업계에서 어제 있던 브랜드가 없어지는 건 예삿일이다. 가장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패스트 패션을 주도하는 스파(SPA 기획부터 생산, 유통까지 한 회사가 직접 맡아서 판매하는 의류 브랜드)까지 도산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얼반에디션은 굳은 심지를 갖고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고 약속했다. 

 

얼반에디션은 남들이 걷지 않았던 리조트룩의 선구자 역할을 해오고 있다. 매 시즌 디자이너의 개성을 담아 관념을 보여주는 컬렉션을 선보였던 만큼 최근 컬렉션에서도 다양한 착용법과 독특한 스타일의 디자인을 발표했다. 네온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매시 원단을 새틴, 데님 원단 등과 믹스하고, 클래식 룩에 캐주얼한 핏을 더하거나 오버핏에 섬세한 디테일을 매치하는 등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심 대표는 “세상이 급격히 변화하는 만큼 트렌드를 압도해야만 하는 곳이 패션업계”라면서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기 때문에 브랜드만의 고유 영역을 확보하되 고객의 니즈를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의 만류에도 거의 쉬는 날 없이 일하지만, 패션 디자인은 내가 짜릿함을 느끼는 즐거운 일”이며 “조력자들이 항상 든든한 힘이 되기에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브랜드 가치 재고와 앞으로의 방향성

 

얼반에디션의 브랜드의 가치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패션쇼인 서울패션위크에서 두 차례 쇼를 진행했다. 지난 9월에는 하이서울패션쇼 무대에 서는 기회를 잡으면서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바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도 샘솟는다. 지난해에는 크루즈에서 선상 패션쇼를 진행하면서 본인들이 색깔을 제대로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판매는 물론이고 하이서울쇼륨 및 서울도시제조허브에 입점하는 등 실력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2017년 성수동에 작은 쇼룸을 열었을 당시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다. 최근에는 유아동복 라인인 ‘깜뽀베베’도 론칭해 저변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심 대표는 “지금까지 팝업 스토어 위주로 진행하면서 직접 고객들을 만나면서 스킨십 통한 교감을 나누는 편”이라며 “앞으로는 해외 진출을 통해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가 어디 가도 절대 꿀리지 않고 ‘진짜 K-패션이 잘한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대표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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