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농협대에도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선거를 도운 인물이 채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농해수위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 회장 선거를 지원한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이 농협대 초빙교원으로 채용됐다고 주장했다.
농협대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초빙교원을 임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 회장 취임한 이후 이례적으로 채용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윤 의원은 "지난 2021년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받은 김 전 회장을 초빙교원으로 채용했다는 점에서 농협대가 강 회장의 선거를 도운 보은 인사를 위한 안식처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강 회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윤 의원의 질의에 "김 전 회장은 농협 이념 같은 부분을 특별하게 갖고 있어서 그런 이념을 학생에 전파하고자 (채용)했다"고 전했다.
한편 강 회장은 지난 3월 취임한 이후 중앙회와 계열사 등에 회장 선거 캠프 측근이 대거 요직에 오르면서 주목받았다. 윤 의원실에 따르면 강 회장 취임 이후 단행한 인사 49명 가운데 내부 승진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퇴직자를 포함한 외부 인사 출신이다.
지준섭 전 NH농협무역 대표는 지난 2022년 퇴임한 이후 중앙회장 선거에서 강 회장을 도운 뒤 중앙회 부회장으로 맡게 됐다. 여영현 전 농협네트웍스 대표는 2022년 퇴임 이후 강 회장 선출 이후 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가 됐다.
이 밖에 김창수 남해화학 대표(전 농협중앙회 지역본부장), 조영철 농협에코아그로 대표(전 농협홍삼 대표), 박서홍 농협경제대표이사(전 농협경제지주 상무) 등도 퇴임 후 다시 취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박석모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은 전 NH농협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2016년 퇴임했지만 농협중앙회로 재취업했다. 2016년 퇴직했던 김정식 전 농협중앙회 전무이사 역시 8년 만에 농민신문사 대표로 취임했다.
윤 의원은 "그간 농협중앙회장 중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졌지만, 강 회장 취임 이후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심지어 농협대에도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를 채용하면서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역시 "(농협이) 강호동 캠프 재취업 창구라는 보도가 나온다"며 "농협의 내부 분위기가 안 좋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