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가입자가 한 달 새 4만명 가까이 줄었다. 분양가 상승, 희박한 청약 당첨 확률, 지방 미분양 현상 심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79만4240명으로 전달(2683만3033명)보다 3만8793명 줄었다. 청약통장에 새로 가입한 사람보다 해지한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특히 가입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납부 금액도 많은 1순위 가입자가 8월 말 1792만3205명에서 9월 말 1789만9748명으로 2만3457명 줄었다. 2순위는 같은 기간 1만5336명 줄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22년 6월 말(2859만9279명) 정점을 찍은 이후 2년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줄어든 청약통장 가입자는 총 180만5039명에 달한다.
분양가 상승이 청약통장 가입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최근 발표한 9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민간아파트의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1338만3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전년 동월(969만7000원)보다 38% 오른 수준이다. 3.3㎡(1평)당으로 환산하면 4424만1000원에 해당한다. 9월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도 ㎡당 569만200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3.31%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 상승으로 당첨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청약통장을 해약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 청약 결과 분석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아파트는 24개 단지 2992가구로, 평균 경쟁률이 142.8대 1에 달했다.
반면 지방 분양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달 10일까지 지방 아파트 1순위 공급 131개 단지 중 67곳(51.1%)은 미달했다. 경쟁이 저조한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많아 청약통장을 굳이 들고 있지 않아도 된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