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독주’ SK하이닉스 3Q 영업익 삼성전자 DS사업부 추월할 듯

증권가에선 3분기 영업이익 6조후반대 관측
'어닝 쇼크' 삼성전자 DS사업부는 5조 안팎 그칠 듯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한 12단 적층 HBM3E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사업부 대비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관측된다. 부가가치가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한 데 따른 결과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4일 오전 9시 올해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사 컨센서스는 매출액 18조382억원, 영업이익 6조7644억원이다. 영업이익 규모는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를 웃돌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는 실적은 나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연결 기준)은 32조7657억원, 영업손실은 7조7703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23.59%에 달할 정도로 부진했다. 분기별로 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분기, 3분기 각각 2조8821억원, 1조7920억원의 적자를 보며 암울한 시기를 보냈다. 그러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460억원을 시현하며 흑자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2조8860억원)와 2분기(5조4685억원) 영업이익을 대폭 늘리는 데 성공했다. 시장에선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 후반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과 관련해 “주요 고객사향 8단 HBM3E 및 서버용 D램 공급 비중 확대로 D램 평균판매단가(ASP) 증가가 이어지며 D램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29% 증가한 6조원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낸드에선 고용량 eSSD 수요 증가로 인해 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8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웃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9조1000억원(잠정)을 시현하는 데 그쳤다. 이미 하향 조정된 시장 컨센서스(10조4000억원)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였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사업부의 영업이익은 5조원 안팎에 그쳤을 거란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HBM 분야에서의 대응이 두 회사 간 실적의 희비를 갈랐다. 애초 HBM 분야에선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연구 시기가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후속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HBM(1세대) 최초 개발 시기가 늦었고, SK하이닉스가 해당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SK하이닉스는 연내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 납품도 예정돼 있다. 수율도 80%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우려 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중국 CXMT의 공격적인 캐파 증설로 레거시 반도체 가격이 하락 조짐을 보여서다. SK하이닉스는 HBM을 비롯해 DDR5, LPDDR5 등 고부가제품을 통해 이익률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현재 HBM3E 8단·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HBM3 8단 제품 역시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은 3차 공급사에 그친다. 삼성전자는 6세대 HBM인 HBM4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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