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위기는 하나의 기회다’라는 말을 믿는다는 유주선 한국보험학회장은 세미나 등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며 학회 분위기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보험학회는 '실무하고 결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 유 학회장은 역동적인 학회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부터 부지런히 준비해 왔다. 4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유 학회장을 만나 보험학회관점에서 바라보는 업계 이야기를 들어봤다.
◆“보험 실무와 연관된 주제로 역동적인 포럼·세미나 열 것”
올 5월 보험학회장으로 취임한 유 학회장은 보험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과 물음에 대답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와 정책 포럼을 열고 있다.
취임 직후 6월에는 ‘실손보험의 성과, 문제점 그리고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제1회 보험정책포럼을 열었다.
이 포럼은 지난해부터 차근히 준비해왔는데 유 학회장은 “결과적으로 많은 실무자, 법조인, 학자, 연구자, 정책당국자 등 심도 있는 논의를 전개했다”며 한 발 나아간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유 학회장은 보험학회장 인사말에 네 가지를 강조했다. 정책포럼을 통해 여러 현안에 대한 대안 제시, 학회의 효과적인 운영, 화합, 그리고 FIS(Future Insurance Scholar)사업의 발전이다.
특히 유 회장은 보험학회가 역점을 두고 있는 FIS 사업에 전력을 쏟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FIS는 대학(원)생들이 선택한 주제를 가지고 상호 간 토론과 학회 발표를 하면서 하나의 논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말한다.
유 학회장은 “보험학문의 후속세대 양성은 무엇보다도 보험학회의 중요한 사업 중 하나로, 그들에게 학문적 관심을 유도하고 미래 보험학자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FIS 사업은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또한 매달 진행되는 정책포럼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발표자는 물론 좋은 기획을 위해서는 발표자는 물론 장소까지 달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좋은 주제, 중요한 현안에 대해 다루면 여러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이들에게 유의미한 주제를 던져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8일 고려대학교 CJ법학관에서 열리는 ‘판매채널의 문제점과 과제 그리고 전망’ 학술세미나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알렸다.
유 학회장은 “보험상품은 고객의 비자발성 구매 성향에 따라 다른 상품보다 판매채널이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보험시장에서 판매채널이 갖는 의미를 돌아보고, 최근 발생하고 있는 판매채널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와 관련해 법인보험대리점(GA)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부작용 등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더했다.
유 학회장은 취임 전, 열 다섯 가지의 보험 관련 현안 주제를 준비하고 지금까지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이 공통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를 생각 중이다. 올해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주제로 학회원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매우 중요한 영역이지만 누락된 부분을 어떻게 이행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테마 중 하나로 ‘손해사정’과 ‘보험중개’ 영역을 꼽았다.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반드시 요구되는 직종이 손해사정 분야이고, 일반보험에서 개입이 필수적인 분야가 보험중개 영역으로 아직 정비되지 않은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
유 학회장은 “보험중개시장은 날로 성장을 확대해 가고 있지만, 일반 사람들의 관심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며 ”법적 지위 미확보도 해소되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내년 상반기 내에 두 주제와 함께 보험회사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주제로 논의의 장을 마련할 생각이다.
◆실버산업, 새 돌파구 될 것…실손보험 정상화 해결해야
유 학회장은 올해 의료대란과 함께 실손보험의 문제점 및 정상화, 저출산과 고령화와 관련된 개선방안을 업계의 주요 이슈로 꼽았다.
이 중 저출산과 함께 거론되고 있는 인구 고령화 현상은 생명보험 산업의 위기를 촉발했고, 그 대안의 불투명성은 업계의 숙제이자 풀어야 할 하나의 중요한 과제라고 봤다.
한국은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 고령화(65세 이상)가 진행 중이다. 올 7월에는 고령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했고 내년에는 초고령사회에 도달하며, 2045년 한국 고령인구 비중은 일본을 추월할 전망이다.
유 학회장은 “출산 관련 인구는 줄어들지만, 고령화에 따른 노인시설, 서비스, 상품 등에 대해 보험회사가 들어가야 하는 영역”이라면서 “이에 대한 규제를 정부가 완화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인 요양시설 등의 요양시설, 서비스와 관련된 현안들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더 나아가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특별법 등을 제정해 규제 완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버산업이 정체된 보험산업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그는 “현재 ‘돌봄서비스 제공 고령자 시설 및 주거’ 등이 논의되고 있고, 건강·요양·돌봄 분야의 전문성과 자본력을 갖추고 있는 생명보험업계에게 실버산업의 서비스 품질 개선, 서비스 다양화, 비용 절감, 기술 활용 등에서 의미 있는 역할이 주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실손보험의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라는 유 학회장은 “과잉의료와 관련된 실손보험의 부작용이 해소되는 정책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실손보험 개선을 위한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 학회장은 곧 해결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공공의료데이터는 건강보험공단의 보험업계에 대한 불신이 의료데이터 활용을 가로막고 있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주요국의 활용사례를 비교 검토하는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해소방안을 제시와 함께 의료데이터 활용이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