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인도시장 진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 증시에 진출한 가운데 LG, CJ도 준비하고 있다. 금융권도 인도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인도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내수 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인도는 지난해 4월 14억명을 돌파하며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에 등극했다. 중위 연령(인구 분포상 한가운데 연령)이 27.9세로 젊고, 25세 미만이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한다.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6~7%에 달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다.
김기봉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10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시장의 특징에 대해 “중위 연령이 28세라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젊은 편에 속해 제품 트렌드에 민감하다. 한편으로는 인도는 계급제 사회이며 종교(힌두, 이슬람교 등) 또한 다양하므로 제품 선호 취향 등에 있어 차이가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인구도 많고 경제성장률도 가파르지만 자동차, 가전 등의 보급률은 낮은 수준이다. 인도의 자동차 보급률은 인구 1000명당 34명 수준이다. 에어컨의 경우 지난해 보급률이 8%에 그쳤다. 김 연구원은 “인도에 국내 기업이 진출했을 때의 장점은 막대한 내수 시장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의 인구는 지난해 세계 1위를 차지한 후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구매력이 상당하다”면서도 “아직 자국 기업의 품질이 낮아 기술력이 높은 우리나라 제품의 매력도가 크다”고 분석했다.
인도 정부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인도 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외국 기업이 자국 영토에서 생산하도록 장려하는 제조업 육성 정책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14년 5월 취임한 후 이 정책을 앞세워 제조업 기반으로 인도 경제를 세계 5위 규모로 이끌었다.
김 연구원은 “인도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구 비중이 40%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비중이 높다. 경제성장을 위해 생산성이 높은 제조업 육성에 나서게 됐다. 모다 총리는 2014년부터 규제 완화, 생산연계 인센티브 제도(매출의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급) 등 제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마이크론, 토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 공장 설립이 늘어났으며 제조업 육성분야 제품 수출도 20% 이상 급증하는 등 정책효과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아직 외국 기업에 완전히 개방된 구조가 아닌 점은 리스크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인도는 36개 지역별로 세율, 법 등이 상이해 기업 진출에 있어 애로점이 있다. 기업 설립을 위해서 수십 개의 절차와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행정절차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외에도 수입대체 전략으로 인해 자국 기업을 중시하고 외국 기업을 차별하는 기조가 일부 존재한다. 일례로 아마존의 경우 인도의 엄격한 규제로 인해 2022년에 철수했다”고 짚었다.
그런데도 첨단기술이 집약된 제품들의 인도 내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현재 인도시장에서는 자동차, 스마트폰 등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약 20%에 달한다”면서 “인도의 소득과 구매력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일반 제품보다 첨단기술력이 집약돼 차별화가 가능하다. 이익률도 높은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