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의 주주 환원 정책이 모두 공개되면서 투자자 이목을 끌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춘 정책을 내놓으면서 시장 기대치에 부응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이들 중 KB금융 주가가 올 한 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B금융 주가는 9만2700원으로, 올해 1월 2일(5만3600원) 대비 73% 가까이 증가했다. 다음으로 하나금융은 올 초(4만2800원)에서 6만1400원으로 10개월 사이 43% 상승했다. 신한지주 주가도 40% 넘게 올랐다. 신한지주는 전날 5만5800원을 기록해 올 초(3만9350원)와 비교해 42% 뛰었다.
올해 금융사고가 발생했던 우리금융지주 주가의 상승 폭은 다른 금융지주 대비 적었다. 우리금융은 올 초 1만2840원에서 1만6110원으로 25% 상승했다.
KB금융그룹은 최근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발표하면서 주목받았다. 여기에는 내년부터 보통주자본(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총주주환원율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올 연말 자본적정성 지표인 CET1비율이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2025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내년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CET1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총주주환원율도 증가한다. 나아가 수익성, 건전성, 주주 환원 제고 관점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CET1비율 13% 이상을 바탕으로 CET1비율과 연계한 업계 최고 수준의 총주주환원율을 목표로 제시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7월 ‘10·50·50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2027년까지 13% 이상의 안정적 CET1비율에 기반한 ROE 10% 및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할 계획이다. 향후 3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올해 말 5억주 미만, 2027년 말 4억5000만주까지 주식 수를 감축해 주당 가치를 제고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도 최근 ▲주주환원율의 단계적 확대 ▲CET1 관리 범위의 구체화 ▲ROE 제고 방안 등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았다. 현금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확대해 주당순이익(EPS), 주당순자산가치(BPS) 등 주요 지표를 개선하고, 분기 균등 배당을 도입해 배당의 일관성도 향상시키기로 했다. 또 자본관리 정책을 개선해 CET1비율을 13~13.5% 구간에서 관리할 방침이다. 특히 CET1비율 유지를 위해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목표를 명목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수준으로 제시했다. 하나금융은 3분기까지 소각한 3000억원을 포함해 연간 총 4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한다.
우리금융은 ‘CET1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를 중장기 주주 환원 목표로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지속가능 ROE 10% ▲CET1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총주주환원율은 CET1비율 12.5~13.0% 구간에서는 40%까지, 13.0% 초과 시 50%까지 확대하는 계획안을 발표했다. CET1비율 12.5%를 2025년까지 조기 달성해 주주 환원의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여러 금융주가 2024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라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전에 발표됐던 자본관리정책 대비 자본비율 목표치가 현실화되는 등 계획의 유연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