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님이 한 시간 넘게 주재하는 ‘마라톤 회의’도 단번에 핵심내용을 요약해준다. 요청 사항이 많은 해외 바이어와의 화상회의 땐 동시통역까지 척척 해낸다. 저마다 다른 금융소비자들의 상황에 맞춰 상품을 비교해 추천하고, 수상한 거래는 걸러낸다.
시스템 통합(SI) 업체들이 생성형 AI를 통해 선보인 서비스들이 기업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놓고 있다. 업무 생산성 제고는 물론, 보안 수준까지 높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가 지난 5월 선보인 생성형 AI 서비스 플랫폼 ‘패브릭스’는 이용자가 챗 서비스를 통해 업무 관련 내용을 대화 방식으로 질문하면, 기업 내∙외부 데이터를 활용해 정확도 높은 답변을 제공한다.
이 회사의 또 다른 서비스 ‘브리티 코파일럿’은 ▲영상회의 중 발표자의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 자막(한/영) 및 번역 ▲회의 전체 내용의 자막 스크립트 제공 ▲회의록 작성 및 실행 방안 도출 ▲메일∙메신저 대화 요약 ▲메일 초안 작성 등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
LG CNS의 기업 특화 생성형 AI인 ‘DAP 젠(Gen) AI 플랫폼’은 다양한 기업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중 ‘DAP 젠 AI 놀리지 레이크’는 사용자가 질문만 입력하면 생성형 AI가 지식화된 내부 문서를 분석해 답변을 제공한다. 방대한 사내 데이터를 직접 찾는 번거로움을 줄여주는 게 장점이다. 또 ‘DAP 젠 AI 토크’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운영 중인 검증된 AI 챗봇 솔루션과 생성형 AI 연계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AI 대화형 서비스를 빠르게 만들고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DAP MLDL’도 제조 공정 내 불량품 검출, 시장 제품 수요 예측, 초개인화 마케팅, 금융 이상 거래 탐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쓰인다. 현재 금융업, 제조업 및 공공 분야 등 다양한 기업고객들이 DAP 젠AI 플랫폼을 활용 중이다. 이 밖에 ‘DAP 젠 AI 텍스트’는 문서 요약, 지식 검색, 상품 추천, 보고서 작성 등을 돕는다. 생성형 AI가 가지고 있는 개인정보 및 보안, 할루시네이션 등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거버넌스를 제공하는 점도 특징이다.
SK C&C는 엔터프라이즈 AI 솔루션 ‘솔루어’를 통해 기업 내 핵심 서비스의 생산성을 높인다. 솔루어에 기본 탑재된 AI 채팅 서비스 ‘마이챗’은 재무 정보나 시장 동향 파악, 보고서 작성과 요약, 번역 등을 지원한다. 코딩, 인사, 재무·회계, 법무, 규제준수, 구매∙물류, 생산관리, 연구개발(R&D), 정보기술(IT) 개발, 마케팅, 고객관리 등 직무별로 특화된 AI서비스도 제공한다. SK C&C는 솔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의 ‘AI 지식상담 시스템’, NH농협은행의 ‘생성형 AI기반 질의·응답 서비스 구축 사업’도 완료했다.
SK C&C는 올해 하반기 대기업 최초로 신입사원 채용 전 과정에 걸쳐 ‘AI 채용 에이전트’를 도입하기도 했다. 서류 심사와 면접 과정에서 지원자가 보유한 장점을 집중적으로 파악해 알려주는 역할을 맡았다. 개발자 채용 과정에선 전통적인 코딩 테스트를 없애고 국내 최초로 ‘AICT(생성형 AI 활용능력평가)’를 도입했다. AI 채용 서비스는 채용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인 게 특징으로, 시간당 1000명 이상의 지원자를 오류 없이 처리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