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양종희 회장의 후계 인선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최근 ‘2026년 회장 자격요건 세부기준’을 확정하고, 내·외부 후보를 포함한 잠재적 후보군인 롱리스트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롱리스트에는 내부 인사로 주요 계열사 대표와 지주 경영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외부 전문 기관인 헤드헌터 2곳을 통해 추천받은 외부 후보군도 명단에 올랐다. 회추위는 다음달 말까지 롱리스트를 선정한 뒤, 오는 8월 중 3~5명 내외의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하고 9월 중 최종 후보 1인을 낙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서는 금융권 내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양 회장은 2023년 취임한 이후 매년 KB금융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며 리딩금융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특히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환원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하며 시장의 신뢰를 얻었으며, 올해 1분기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대규모 충당금 적립 변수 속에서도 견고한 기초 체력을 증명했다. 이러한 수치상의 경영 성과는 양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이번 인선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안과 금융당국의 정기검사는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발표한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승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한층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승계 절차 개시 시점을 앞당기고 사외이사 중심의 검증 체계를 더욱 촘촘히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오는 8월 금감원의 KB금융 및 KB국민은행 대상 정기검사가 예정돼있다. 8월 정기검사 시점은 차기 회장 숏리스트 선정 시기와 정확히 맞물려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권의 내부통제 부실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상황에서, 검사 과정 중 지배구조나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지적 사항이 발생할 경우 인선 과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B금융은 이러한 외부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인선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양 회장이 탁월한 실적을 바탕으로 금융당국의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통과해 재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이번 인선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