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때는 둘이었는데 갈 때는 셋이 됐다. 신혼부부를 ‘엄빠’로 만든 마법, ‘리홈 런웨이(Re-home Runway)’가 일군 작은 기적이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주최한 반려동물 축제 ‘너는솔로 나는반려’가 17일 서울 경동시장 루프탑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특히 메인이벤트로 기획한 유기견과 패션모델의 런웨이를 통해 당일 입양이라는 뜻깊은 성과를 냈다. 유기동물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입양문화를 활성화 한다는, 다소 추상적일 수도 있었던 목표가 진짜 현실이 됐다.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 아니 드림스 멍 트루!
너는솔로 나는반려는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매년 주최하는 펫 페스티벌로, 지난해는 팝업스토어·체험클래스·강연 등으로 반려가족을 만났다. 올해는 행사 기획 과정에서 유기견이 다시 집으로 돌아갈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데 뜻이 모아졌다.
반려견 교육센터이자 유기견 구조 보호소인 ‘도그어스플래닛’, 그리고 SBS슈퍼모델 입상자 모임 ‘아름회’ 및 슈퍼모델골프단과 손잡고 지난 2월부터 약 100일 간 리홈 런웨이를 포함한 전체 행사를 준비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가온 당일. 30도를 찍은 무더운 날씨와 이런저런 돌발 변수에도 마침내 행사의 마지막 차례이자 하이라이트인 런웨이가 시작됐다.
애니멀호더에게서 구조된 카푸·둥이·라떼, 수도방위사령부 군견으로 임무를 수행하다 은퇴한 유라, 번식장에서 구조된 모견이 출산한 ‘에디’ ‘루피’ ‘포비’ ‘패티’, 총알이 박힌 채 버려진 ‘귀동이’ 외에도 날돌이, 메이, 미피, 장고, 두유, 비비숑까지 각자 사연을 품은 15마리 강아지가 의류와 패션 아이템을 착용하고 무대에 등장했다.
이들 옆에는 아름회 박세련(회장)·남궁경희·이지은·강리현·정경진·이린·최서인·최은영·이혜민 모델, 슈퍼모델 골프단의 김태현(단장)·이선진·현우성·김영준·최규범 모델, 김효진 도그어스플래닛 대표, 그리고 가수 겸 배우 심은진 씨, 코미디언 겸 배우 정준하 씨가 특별 게스트로 함께하며 ‘모델견’들과 발을 맞췄다.
런웨이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사가 날아들었다. BYC 펫 브랜드 개리야스의 제품을 착용하고 정준하 씨의 품에 안겨 무대에서 박수를 받은 시바견 포비의 입양이 결정되었다는 것.
입양계약서 작성을 마친 라진희-성열인 씨 부부는 “최근 조금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반려견 입양을 고민하던 중 강아지를 돈 주고 사는 것보다는 유기동물 보호소의 친구를 데려오자고 마음을 모았다”며 “지난주에 상담을 시작해서 사진과 영상은 봤지만 실제로 만난 건 오늘이 처음이다. 런웨이를 보는데 ‘우리 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결심을 내렸다”고 말했다.
‘똑바로 키우겠다’는 뜻을 담아 반려견 이름은 ‘바로’로 지었다는 이 부부에게 특별한 입양 선물이 쏟아졌다. 시몬스의 비건 매트리스 브랜드 N32가 만든 펫 매트리스 ‘쪼꼬미’, 청소기 업체 비쎌의 반려동물 가정용 습식청소기 ‘스팟클린 미니’, 네츄럴코어의 ‘어드밴티지 사료’와 입양키트, 깨끗한나라 포포몽의 ‘미네랄 에어 탈취제’와 ‘냄새 잡는 대나무 배변패드’ 등이 현장에서 전달됐다. 이날 팝업스토어로 참가한 반려동물 팝업 스튜디오 ‘꼬순내헌터즈’는 입양 축하 프로필 사진 촬영을 선물했다.
김효진 도그어스플래닛 대표에 따르면 ‘구(舊) 포비 현(現) 바로’ 말고도 3마리 강아지가 입양 상담을 통해 입양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BYC 개리야스 외에도 이번 런웨이에 의류와 패션용품을 후원·기부한 LF 헤지스·바버, 핸드메이드 커머스 플랫폼 아이디어스, 견체공학 견글라스, 농심 반려다움, 스타벅스 등 업체 및 브랜드도 작은 기적을 일궈가고 있는 셈이다.
그밖에도 팝업스토어 참가, 후원, 공연 등으로 이번 행사에 큰 힘이 되어 준 도그TV, 포포즈, 하림펫푸드, 우리와, 로얄캐닌, 사조펫, hy, 대상 닥터뉴토, 미미펫, 개그우먼 박은영 씨, 하피스트 현지수 씨, 이날 무더운 날씨에도 큰 박수를 보내준 방문객들도 유기동물 입양문화 확산에 기여한 영웅들이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