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전문을 공개했다. 군사작전 종식과 이란 핵 프로그램 협상,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제재 완화 등이 골자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18일 전화 브리핑에서 14개 조항으로 구성된 MOU 내용을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전문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MOU는 미국과 이란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한다고 명시했다. 양측은 상호 위협이나 무력 사용을 자제하고,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기로 했다. 내정 불간섭 원칙도 포함됐다.
양국은 최대 60일 안에 최종 합의를 협상해 마무리하기로 했다. 기한은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관련 조항도 담겼다. 미국은 MOU 서명 즉시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와 관련 조치를 해제하기 시작하고, 30일 안에 전면 해제하기로 했다. 선박 통항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최종 협정 체결 후 30일 안에 이란 인근 병력을 철수하기로 했다.
이란은 6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의 양방향 자유 통항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민간 통항은 즉시 회복하고, 30일 안에 기뢰 제거와 기술·군사적 조치를 완료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수수료 없는 통항 보장이 60일로 한정돼 향후 비용 부과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은 지역 파트너들과 협력해 최소 3000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 및 경제 발전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행 방식은 60일 안에 정하고, 관련 금융거래에 필요한 허가와 면제를 제공한다.
제재 완화도 핵심 조항이다. 미국은 최종 합의에서 정해질 일정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결의, 미국의 1·2차 제재를 포함한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거나 개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국은 비축된 농축 물질 처리 방안을 상호 합의된 방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최소 처리 방식은 IAEA 감독 아래 현장에서 희석하는 것으로 정했다.
최종 합의 전까지 양측은 현 상태를 유지하는 내용도 MOU에 포함됐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고, 미국은 이 기간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거나 역내 추가 병력을 배치하지 않기로 했다.
석유 수출과 관련해서는 미국 재무부가 MOU 서명과 동시에 이란의 원유, 석유제품 및 파생상품 수출을 허용하는 면제 조치를 발효하기로 했다. 면제 대상에는 은행, 보험, 운송 등 관련 서비스도 포함된다. 동결되거나 제한된 이란 자금과 자산의 해제 및 사용 절차는 향후 협상에서 정하기로 했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MOU 서명식을 열 예정이다. 다만 이번 MOU는 구속력 있는 최종 합의는 아니다. 미국 당국자는 구속력 있는 합의가 체결되기 전까지 어느 쪽이든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