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주문과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전방위적인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이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의 문턱까지 일제히 높아지면서 고소득자라 하더라도 수억 원대 대출을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역시 일반 신용대출의 최대 한도를 1억원으로 묶고, 마이너스통장의 최대 한도는 기존 금액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국민은행의 조치에 따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 원까지 설정한 차주는 나머지 신용대출을 최대 5,000만원까지만 받을 수 있어 전체적인 신용대출 합산 한도가 1억원으로 제한된다.
신한은행은 약정금액 3000만원을 초과하는 가계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규제를 도입했다. 만기 직전 3개월 기준으로 한도 소진율이 10% 미만인 마이너스통장은 만기를 연장할 때 한도를 최대 20%까지 의무 감액한다. 또한 대면과 비대면 신용대출 합산 일별 접수량이 자체 내부 관리 기준을 초과하면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용대출 신청을 즉시 제한하는 등 창구 잠그기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선제적 신용대출 관리방안에 따라 차주의 연 소득이나 직업과 관계없이 신규 신용대출의 최대 한도를 1억원으로 일괄 제한했다. 특히 타행 신용대출 잔액까지 합산해 전체 신용대출 총액을 1억원으로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를 도입해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을 통한 추가 대출을 원천 차단했다.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만기 연장 시점에 미사용 계좌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한도 감액 조치의 예외 허용 조항을 전면 폐지하고 규정대로 한도를 깎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돌입했다.
우리은행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외부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신용대출 상품 판매 및 갈아타기(대환)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으며, NH농협은행도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0.1%포인트 축소해 대출금리 하단을 상향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출 수요 억제에 동참했다.
시중은행의 규제 강화로 인한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3사도 고강도 대출 축소 계획을 금융위원회에 보고하고 동참했다. 토스뱅크는 신규 마이너스통장의 최대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췄으며, 최근 3개월간 한도 사용률이 40% 이하인 마이너스통장도 감액 대상에 포함했다. 카카오뱅크는 마이너스통장 최대한도를 기존 2억4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축소해 적용할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신규 마이너스통장 개설 신청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일일 신용대출 신청 물량을 제한하고 고액 연봉자를 대상으로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기로 했다.
이 같은 은행권의 전방위적 신용대출 조이기는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9조3000억원 폭증하는 등 가계부채 증가세가 한계치에 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이 이달 말까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다음달에 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겠다고 경고함에 따라 은행들은 이번 달 대출 잔액을 전월 대비 순감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서민금융 상품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상생대환대출 등은 이번 제한 조치에서 제외된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