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통항 선박에 ‘보험 수수료’ 시사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고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유니버설호가 10일 울산 남구 울산항에 정박하고 있다. 뉴시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고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유니버설호가 10일 울산 남구 울산항에 정박하고 있다. 뉴시스

 

이란이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를 근거로 호르무즈해협 통항 선박에 향후 ‘보험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해운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해운업계 임원들 사이에 공유된 페르시아만해협청(PGSA) 명의 문건에 “모든 선박은 PGSA가 승인한 유효한 보험증권을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PGSA는 이란 정부가 지난달 신설한 기관이다.

 

문건에 따르면 해당 보험은 당분간 무료로 제공된다. 다만 PGSA는 향후 보험 수수료를 도입할 권리를 보유하며, 해당 보험사가 이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60일 유예 기간 이후 보험 수수료 명목의 비용 징수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PGSA가 사용한 표현은 ‘보험 수수료’다. 일반적인 보험료를 뜻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운업계는 이란이 수수료, 보험 수수료, 보험료 등의 명목으로 사실상 통항료를 부과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전쟁 발발 전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던 핵심 해상 통로다. 미국과 이란의 임시 합의인 이슬라마바드 MOU에 따라 이란은 60일 동안 해협 통항을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이용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PGSA는 앞서 18일 공지를 통해 호르무즈해협 통항 선박은 해협 도착 최소 48시간 전 공식 웹사이트나 이메일로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MOU에 따른 60일 동안 보안, 안전, 환경 서비스 비용과 관련 이란 보험 비용을 면제한다고 설명했다. 선박들은 기뢰 위험 구역 회피 등을 위해 PGSA와 항로 및 통항 시각도 조율해야 한다.

 

이란 당국자는 FT에 “MOU 발효일로부터 60일 동안 선박 통항에는 어떠한 요금도 부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60일 이후에는 이란과 오만이 역내 국가들과 협의해 통항 방식을 정할 것이라며 서비스 제공과 안전 통항 관련 수수료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통항 재개 합의에도 긴장은 이어지고 있다. FT는 이란이 19일 해협 내 선박을 향해 경고사격을 했다고 전했다. 이란 측은 무선 방송을 통해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호르무즈해협은 폐쇄 상태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해협 모니터에 따르면 UTC 20일 0시28분 기준 최근 24시간 동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0척이었다. 평시 평균 하루 60척의 17.7% 수준이다. 재화중량톤수 기준 통행량은 하루 190만DWT로 평시 평균의 18%에 그쳤다. 전쟁 위험을 반영한 보험료율은 4%로, 평시 0.15%의 26.7배 수준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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