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듈형 주택 시장에서 자웅을 겨룬다. 양사는 TV, 냉장고 등 검증된 가전 기술력에 냉난방공조(HVAC) 경쟁력을 무기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목표다.
◆모듈형 주택서 돌파구 찾는 가전 ‘빅2’
2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 기업인 공간제작소와 협력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삼성 AI 모듈러 홈’을 출시하며 단독주택형 모듈러 건축 시장 진출을 알렸다. 최근 삼성전자와 공간제작소는 경기도 화성시에 양사가 공동으로 기획·제작한 ‘삼성 AI 모듈러 홈’ 쇼룸을 오픈했다. 쇼룸은 330㎡ 66㎡ 등 총 2개소로 구성됐는데 공간제작소의 모듈러 목조주택에 삼성전자의 AI 가전과 스마트싱스 기반의 AI 홈 솔루션을 적용해 실제 주거 공간처럼 꾸민 게 특징이다.
삼성 AI 모듈러 홈은 건축의 편의성과 품질의 균일성이 장점이다. 공장 제작 단계부터 삼성전자의 가전제품과 솔루션이 설치·등록된 채 배송된다. 공간의 형태나 목적에 따라 에어컨, 히트펌프 보일러, 냉장고, TV 등 AI 가전과 스마트 조명, 홈캠, 도어캠 등 20여종의 스마트싱스 연동 기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다. 소비자는 입주 시 가전을 구입하고 홈 IoT 네트워크를 등록하는 복잡한 과정 없이 입주하는 즉시 AI 가전과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다. 향후 삼성전자는 AI 모듈러 홈의 적용 모델을 4층 이상의 중층 건물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주택 종류나 건축물 형태와 무관하게 최적화된 AI 홈 솔루션을 구현해나가겠다는 각오다.
이보다 앞서 LG전자는 2024년 10월 가전과 HVAC 기술을 집약한 주거 솔루션인 ‘LG 스마트코티지’를 출시했다. LG전자는 LG 스마트코티지에 자사의 프리미엄 AI가전과 냉난방공조 및 에너지 기술이 적용돼 거주 편의성이 높다고 자평한다. 실제로 LG 스마트코티지 내부엔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 컴팩트, 식기세척기, 인덕션, 광파오븐, 정수기 등 LG전자의 공간 맞춤형 프리미엄 가전이 설치된다. 스마트 도어락, CCTV, 전동 블라인드 등 다양한 IoT 기기들도 설치돼 LG 씽큐 앱으로 가전 및 IoT 기기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캠핑·글램핑·파인스테이 등 빠르게 성장하는 B2B 모듈러 건축시장 공략에 나섰다. ‘5도2촌’(일주일 중 평일 5일은 도시, 주말 2일은 농촌에서 지내는 생활 방식), ‘워케이션(휴가지에서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근무형태)’ 등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도 공략 대상이다.
◆가전·공간 패키지 공급 특징…프리패브 통해 공기 단축
모듈러 주택은 모듈 구조체, 창호, 배선, 욕실, 주방기구 등 자재의 70~80% 이상을 미리 제작한 뒤 배송하는 프리패브(Pre-fab) 방식으로 제작돼 현장으로 운반된 후 조립 및 설치가 이뤄진다. 종전 철근콘크리트 공법 대비 공사기간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 건축 품질이 균일한 데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 관리비 절감 여지가 크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업으로선 가전-HVAC-공간을 하나의 패키지로 삼아 자사 제품을 통째로 공급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양혜순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공간제작소와의 협력을 통해 주택의 기획·제작 단계부터 AI 가전과 솔루션이 탑재된 모듈러 주택형 AI 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모듈러 건축의 혁신성과 삼성전자만의 AI 홈 솔루션을 결합해 주거 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지속적으로 제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연우 LG전자 스마트코티지 컴퍼니 대표는 “LG 스마트코티지는 내 집처럼 편안히 쉴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을 원하는 고객은 물론, 레저·관광 사업을 준비하는 B2B 사업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모듈러 건축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4조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