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스위스서 담판… “호르무즈·레바논 관리체계 합의”

-호르무즈 안전통항 연락선, 레바논 갈등완화 기구 설치 논의
-실무회담 이번주 계속… 중재국 “긍정적이고 건설적 분위기”

유조선과 화물선이 오만만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항로를 따라 보이고 있다. AP/뉴시스
유조선과 화물선이 오만만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항로를 따라 보이고 있다. 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을 논의하기 위해 스위스에서 열린 고위급 1차 회담이 22일 종료됐다. ‘무박 2일’ 회담을 가진 양측은 향후 60일 내 최종 합의를 목표로 한 로드맵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및 레바논 관련 분쟁 관리 체계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종전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와 파키스탄은 이날 미국과 이란의 1차 회담이 종료됐다고 공동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이란이 MOU 이행 방안과 관련해 정치적 감독을 제공할 고위급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으며, 이 위원회는 향후 60일 이내에 최종 종전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로드맵에 합의했다고 알렸다.

 

 구체적으로 당사국들(미국·이란)은 MOU에 따른 레바논 내 군사작전 종료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중재국들의 조력 하에 당사국들과 레바논 사이 ‘갈등완화 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의 안전한 통항을 목적으로 사고와 오판을 방지하기 위해 당사국 간의 ‘연락선’도 구축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국과 이란은 중재국과 동석하는 형식으로 이번주 실무급 회담을 계속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회담 뒤 이란 국영방송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선박 통항과 관련한 메커니즘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란의 석유 수출에 필요한 허가 발급과 동결 자금 해제를 논의했고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회담에 참석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파키스탄, 카타르의 끈질긴 중재로 레바논 전쟁 종식을 위한 중대한 진전이 마련됐다”며 “이란의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수출 제재가 면제되고 봉쇄가 해제됐고 일부 동결자금 해제와 함께 이란을 위한 대규모 재건·개발 계획이 가동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번째 실전 테스트 : 레바논 갈등완화 기구’라고 적어 레바논 상황이 향후 협상의 관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정부도 이날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한국 기업이 중동 지역 재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종전 이후를 선제적으로 대비해왔다”면서 “전후 우리 기업의 대중동 피해 복구 참여와 중동과의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경제협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외교부 내에 한-중동 포괄적 경제협력팀을 설치하고 재외공관을 통해 중동 각국과 맞춤형 협력 수요를 적극 발굴해왔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이번 합의가 단기적으로 긴장 완화에만 그치지 않고 중동 지역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 노력에도 동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교부는 한-중동 포괄적 경제협력팀이 이란 재건기금 참여를 염두에 두고 구성된 것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 14일 종전 MOU에 서명했지만 이스라엘과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의 충돌이 계속되면서 종전 협상이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란은 MOU 타결 이후에도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며 당초 19일 예정됐던 스위스 회담을 연기했고 전날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카드를 꺼내든 바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