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에도 이상 없는 소화불량ㆍ두통ㆍ어지럼증… 자율신경계 문제일 수도

원인 모를 두통이나 어지럼증, 소화불량 등 다양한 신체 이상 증상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이때 이비인후과나 내과 등 여러 진료과에서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자율신경계 이상을 염두해야 한다.

 

자율신경계는 심장 박동, 혈압, 체온 조절, 소화 활동, 호흡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능을 무의식적으로 조절한다. 크게 활동과 긴장을 담당하는 교감신경, 휴식과 회복을 담당하는 부교감신경으로 나뉜다.

 

두 신경이 균형을 유지해야 신체 기능이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신경외과에서는 자율신경계 기능에 이상이 생겨 다양한 신체 증상이 발생할 때 자율신경실조증으로 진단한다.

 

자율신경실조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꼽는다. 과도한 업무 부담, 수면 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 대인관계 갈등 등이 지속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된다. 긴장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자율신경계 균형이 무너지면서 다양한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두통, 어지럼증, 현기증, 저혈압, 수면장애, 목과 어깨 결림, 수족냉증 등이 있다. 위장운동 장애와 과민성대장증후군처럼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리 부종, 과호흡, 피부 트러블, 스트레스성 탈모를 경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불안감이 커지거나 공황장애, 우울증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차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생리전증후군이나 극심한 생리통이 함께 나타나는 사례도 있다. 동일한 질환이라도 환자마다 증상 조합이 다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증상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다른 질환으로 오진할 가능성이 크다. 두통이 반복되면 뇌질환을 의심하고, 가슴 두근거림이 나타나면 심장 문제를 걱정한다. 소화불량이 지속되면 위장 질환만 치료하기도 한다.  실제로 여러 진료과를 전전하다가 뒤늦게 자율신경계 이상을 진단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치료에는 신경차단술이 활용된다. 초음파와 C-arm 영상장비를 이용해 병변 부위를 확인한 뒤 과도하게 흥분한 교감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성상신경차단술, 상교감신경차단술, 중교감신경차단술 등이 대표적이다. 실시간 영상 유도 장비를 활용하여 정확하게 교감신경 주위로 접근하여 주사치료를 할 수 있다.

 

단, 증상 유형이 다양한 만큼 치료 방법도 다양하다. 두통과 어지럼증이 주된 경우, 소화기 증상이 두드러지는 경우, 불안과 수면장애가 중심인 경우 모두 관련된 자율신경 분절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획일적인 치료보다 환자 상태에 맞춘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이승준 마디힐신경외과 대표원장은 “자율신경검사를 통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있는데, 자율신경은 척추와 연결된 각 분절마다 조절하는 장기와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증상의 양상과 발생 패턴을 분석해 문제 부위를 파악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재발 위험을 낮추려면 증상의 원인이 되는 자율신경 기능 이상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자율신경실조증은초기에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이뤄지면 증상 개선과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자율신경 균형 유지에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를 무조건 참기보다 적절히 해소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증상이 반복되는데도 단순 피로로 여기며 방치하는 태도는 피해야 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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